바람소리 늘 흔적 없고
나뭇잎만 흔들
구름 지나는 길 없고
산새들만 훨훨

기약 없는 나그네
청하는 이 없어 머쓱
자꾸 자꾸 오는 비
이리저리 갈길 몰라 뱅뱅

오가는 이 붙잡으려 해도
엽전 한 푼 주머니 달랑
허허한 씁쓸함이라도
풍류 벗 삼아 시 한 수 꿀꺽

바리바리 바릿짐
이곳저곳 비워 놓고
이제
빈 마음이라도 얼른 껴안고
왔던 길 어서 가야지.

<사색의 창>인생은 나그네길이라 했던가? 세상에 태어나서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면서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황혼에 접어들면서 생각하면 모두가 부질없음을 느끼게 된다. 그때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 속에 버림의 철학을 생각한다. 진즉, 버림의 철학을 알았다면 우리네 삶은 더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했을 것이다. 욕망의 그늘에서 자신을 혹사시켰기 때문에 버림의 철학은 멀리 있었다. ‘나그네 독백’이란 시는 이창민 시인이 ‘시를 읊조리는 나그네’라는 시집 첫 페이지에 실었다. 이창민 시인은 삶을 관조하며 삶을 재조명하는 심정으로 전원시를 통해 시를 읊조리면서 나그네 길을 걸어간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