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계 룡

개척의 뜻 반짝 기적의 노래 잠깐
소 떼는 어디가고 사람 꼴도 아니 뵈네
초원은 스러진 아쉼 깔고 팔 벌리고 누웠구나

계산 없는 고무풍선 허공에 떴던거냐
이상 기류 못 이겨 추락한 몰골인가
향긋한 국토개발단의 살아 품긴 땀내여

시작은 꿈에 찼던 가슴 부푼 초원인데
이제는 긴긴 세월 꿈을 접은 풀밭인가
이 아픔 어찌 나뿐이랴 겨레 가슴 찢는다

일어서라 잠깨어 다시 소 떼 젖을 먹여야지
비는 맘 간절한 소원 초원위에 뿌리며
아쉰 맘 출렁이면서 풀밭 속을 절룩인다

<사색의 창> 현대의 무분별한 난개발은 우리 인간들의 허영심과 이기심의 속성인지 모르겠다. 시민은 경제논리를 앞세운 무분별한 개발로 깎이고 허물어져 피 흘리고 아파하는 국토의 병리현상을 고발하고 있다. 개발의 부작용에 대한 안타까움과 개발의 참뜻을 소홀히 하는 배금주의를 차분히 질타하며 옛것에 대한 향수로 자기 모습을 그리고 있다. 김계룡시인은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고문, 현대 문예 원로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