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나 사는 마을은
구름 강강, 산 술래
한 겨울 내내
길이 막힌다.

진 칡넝쿨에
눈이 쌓인다.

늦춰진 강물 위에
눈이 덮친다.
달아, 곱던 달아
이제는 내 것이 아니로다.

저리고 슬픈 거야
얼음 밑의 미나리 순!

이 빠진 웃음으로 손을 잡으면
꿈결 같으리, 스쳐간 바람.

<사색의 창> 이동주 시인의 시는 해방 후, 6·25 동란이후에 쓰인 시가 많다. 전통적 정서를 현대적 감각의 시상으로 나타낸 시인이다. 시를 통해 사람의 마음속 깊이 파고드는 심정을 울려내어 슬픈 사색의 정서를 표출시켰다. 이동주 시인은 자신의 고향을 생각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정서적 이미지를 시를 통해 삶의 철학을 상기시킨다. 삼월 봄날 따스한 아침기운을 받으며 시를 음미해본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