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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굴 익는 소리 해안가엔 굴꽃 잔치
2015년 01월 16일(금) 00:00

정겹고 아담한 소등섬, 마을사람 소박한 염원 담아
영화 ‘축제’ 촬영지·신비의 바닷길 등 볼거리 가득
굴 잔치 지금이 한창…굴구이에 굴채취 체험까지

<정수정의 길따라 맛따라>-장흥 남포 마을

매서운 추위가 잠시 주춤하고 상큼한 봄기운이 넘치는 한주였습니다. 이럴 땐 따스한 남풍을 따라 훌쩍 떠나오고 싶은 생각에 주말이 기다려지죠?
아직 좀 춥긴하지만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을 맞고 오는 길 옷깃을 여미고 떠나보도록 하죠.
친구 가족과 함께 행복한 겨울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찾은 정남진입니다.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이죠, 장흥 읍내에서 835번 지방도를 타고 승용차로 20여분, 야트막한 산을 굽이굽이 돌아들어 넓지 않은 갯벌과 바다 위의 작은 남포마을이 나옵니다.
정남진은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경도상 정남쪽에 위치한 장흥군 바닷가, 안양면과 용산면, 관산읍, 회진면, 대덕읍 일대 42.195km구간입니다.
마라톤 코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마라톤 코스의 거리로 정남진 남포마을을 따라 가는 겨울 여행, 지금 출발합니다.

정남진 작은 마을 남포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겨울 바닷가의 해풍이 따사로운 햇살에 내달리게 합니다. 이렇게 달리다 보니 짭짜름한 뻘밭의 뻘내가 코끝을 자극하는데요,
남포마을을 처음 찾았을 땐 구불구불 황톳길 따라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오지였습니다. 가도 가도 황톳길이 끝날 것 같지 않던 그래서 이쯤에서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 그 길 끝자락에 아담한 마을이 갯벌과 함께 정겨운 시골 어촌마을의 여유와 한적함이 다가와 평화로움을 안겨주죠.
작은 마을 앞에 도착해 깜짝 놀라게 했던 건 바로 마을 앞 작은 섬, 예쁘고 아담한 소등섬입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소등섬이 반기는 전경에 푸욱 빠져 한동안 넋을 잃고 마주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숨겨둔 채 구불구불 황톳길의 지루함으로 애간장을 태웠던 곳,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던 이유처럼….
손톱달에 기대어 앉아 낚시대를 드리운 영화 홍보영상처럼 작은 포구와 마주하고 있는 소등섬은 상상속이 풍광으로 다가오죠.
소등섬은 원래 소의 등과 닮았다고 해서 ‘소등섬’으로 불렀는데요, 지금은 작은 등(燈)의 의미를 담아 ‘소등섬’으로 그 이름도 소박하고 정겹게 다가옵니다.
소등섬은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염원을 담아내고 있구요, 마을 수호신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죠. 10여 그루의 노송과 잡목으로 우거진 작은 바위섬인데요, 이 소등섬에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지죠.
300~400년 전 마을 유지의 꿈에 예쁜 색시가 나타나 소등섬을 가리키며 저 곳에 내 안식처를 두고 제사를 지내주면 마을의 제앙을 막아주고 풍년과 풍어를 돕겠다고 해서 매년 정월 대보름을 기해 당제를 올렸더니 그 후부턴 마을에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포란 삼화현 남쪽의 서해바다를 끼고 있는 포구라는 뜻에서 비롯된 지명이구요. 조선시기 삼화현의 자그마한 어촌마을이었던 남포마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남포마을은 증남포라고도 했구요, 증산(시루뫼) 남쪽에 있는 포구라는 뜻인데요,
일제가 청일전쟁때 청나라 군대를 진압하고 남포에 상륙했다고 해서 누를 ‘진’자를 써서 진남포라 했다가 광복 후 예전이름을 되찾아 남포라 전해지고 있죠.
뽕할머니 전설을 간직한 진도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 남포마을의 소등섬에도 신비한 바닷길을 볼 수 있습니다.
밀물 때는 물위에 떠 있는 섬이 됐다가 썰물 때면 걸어서 섬에 닿을 수 있구요,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을 연출해 찾는 이들에게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함께 안겨주죠.
남포마을의 또 하나의 멋은 작은 소등섬에 자리한 방파제 끝자락에 올라서 바라본 또 하나의 바다입니다.
겨울 한복판에 찾은 남포마을, 푸른 쪽빛 하늘과 바다가 그대로 고요를 담고 있죠. 바다로 나간 남편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아내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소등섬의 빛’ 탑이 자리한 곳입니다.
이곳에선 발 아래로 펼쳐진 남포마을과 반원을 그리며 자리한 소등섬이 사랑스럽게 다가오죠.
마을로 내려와 첫 번째 반기는 곳,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지였던 마을의 전경도 잔잔한 추억의 한자락으로 다가오죠.
남포마을의 겨울은 ‘타닥타닥 타다닥’ 이렇게 굴익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마을 왼편으로 흐르는 포장길을 지나 시원하게 펼쳐진, 해안가는 굴꽃이 지천으로
은빛 해안선이 펼쳐집니다.
추위가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철이 제맛인 굴채취 작업은 굴작업이 끝나는 봄까지, 마을 사람들은 손끝이 항상 땡땡 언 채로 겨울을 난다고 할 정도로 남포마을의 굴잔치는 지금이 한창입니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먹는 굴맛은 꿀맛이죠? 이 꿀맛인 굴을 직접 채취도 가능하구요, 자연산 굴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때를 잘 맞추면 굴채취를 직접 해볼 수도 있구요, 비닐하우스 안에서 황토로 빗은 화덕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참나무 숯불에 ‘타닥타닥’ 굴을 구워먹는 맛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맛이죠.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하잖아요. 굴에 함유된 단백질은 우유의 2배라고 하구요. 다른 패류와는 달리 조직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가 잘되어 유아, 어린이, 노인에 이르기까지 겨울철 사랑받는 메뉴로 빼놓을 수 없죠.
굴을 구워 먹고나서 후식으로 굴을 넣은 떡국도 좋죠?
굴넣어 먹는 떡국은 시원하게 속을 푸는 데는 그만이구요, 이 모든 것이 정남진 장흥 남포 바닷가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겨울의 별미여행입니다.
남쪽바다 머얼리 남포마을에서 굴 구워먹는 재미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만들기 어떨지 싶네요. <내고향TV 광주전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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