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가을이 수상하다
2014년 08월 04일(월) 00:00



조 승 호


사위는 풀밭을 하염없이 부여안고
펑펑 울어 젖어 사무친 하늘이
어깨를 들먹이며
편지를 쓴다, 사뭇 사랑한다고
구름을 찢어가며 쓴다,
못 다한 사연들을
쓰고 찢고 쓰고 또 찢으며
자존심도 없이
황혼에 불지를 편지를 쓰고 쓰며 서럽게 운다
가을 하늘은 아무런 무서울 게 없다
덜컥 바다를 엎질러놓은 사랑
소나무 끝에 걸린 바람이
엎드려 운다
찔레꽃덤불을 헤집어 긁힌 마음이
빙하의 눈덩이 같은 슬픔 곁에서
소스라치게 외로워서
핏빛 단풍에 젖어 운다.
가을이 수상해서 그리움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사색의 창>
가을은 수상쩍었다. 풍요의 상징으로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가을의 한편에는 외로움이 서려있다. 이제는 다시 올 세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왕성한 식탐이 요구되는 순간에도 나를 버려야하는 아픔을 순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몸을 사른다. 나를 버려 너를 얻어야하는 순간에 쌓인 그리움은 낙화하는 가을의 서정이다. 조승호 시인은 무안 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조 시인의 시를 음미하며 무더운 여름날 싱그러운 새벽의 창을 연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 나일환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