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야생화 30% 보유 비교우위…일찌감치 산업화
내년 개장 전국최대 생태공원 연 100만명 관광 기대
기능성 신물질 개발·나물산업 등 연계사업 다각화



구례는 국내 야생화의 메카다. 야생화의 보고 지리산을 끼고 청정하천 섬진강을 두고 있는 덕이다.
이런 천혜의 환경을 기반으로 구례군은 일찌감치 야생화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눈을 떴다.
야생화연구소를 설립해 지리산 야생화 종자를 확보하는 등 육종 사업에 힘쓰고, 식용 야생화나 야생화 비누, 향수를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생태 조경용 야생화 생산을 비롯해 야생화로 만든 그림을 일본에 수출하는 등 지역 특화산업으로 야생화를 집중육성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야생화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2014년까지 캠핑장 등 숙박시설과 관광열차 등 편의시설을 확충해 야생화 특구를 활성화한다는 게 구례군의 복안이다.

◇야생화 천국…일찌감치 특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을 끼고 있는 구례에는 전국 야생화(4,596종)의 33%가 넘는 1,526종이 자라고 있다.
또 한국 특산 야생화 107종이 자생하고 있고, 지리산에서만 자라는 야생화도 백합과의 솔나리를 비롯해 지리트리풀 등 19종이다.
지리산과 섬진강에 더해 온화한 기후는 야생화 서식의 최적 조건으로 꼽힌다.
이같은 비교우위 자원을 바탕으로 구례군은 야생화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일찌감치 지리산 야생화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특히 2010년 정부로부터 ‘야생화 생태특구’로 지정 받으면서 야생화산업 고도화 촉진의 기틀을 다질 수 있게 됐다.
야생화 생태특구는 5개 읍·면 95만㎡가 대상이며, 구례읍 야생화연구소 일원의 ‘시험연구단지’와 마산·광의·산동면 일원의 ‘재배생산단지’ 및 ‘생태관광단지’로 구분된다.
관련 사업으로는 야생화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사업, 야생화연구소의 신소재, 신물질 이용 상품개발사업, 유통체계 확충을 통한 생산·가공·판매의 일원화와 전문인력양성 사업 등 3개 분야이다.
이를 위해 2014년까지 모두 25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이중 야생화 생태공원은 특구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야생화를 테마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생태공원을 조성해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세계적 명소 육성’이 목표다.
국내 최대 규모로, 광의면과 산동면 일대 330ha에 조성 중이며 내년 3월 일부 개장한다.
총 300억원이 투입돼 야생화 테마랜드와 생태 숲, 자생식물원 등으로 꾸며진다.
생태 숲은 ‘숲에서 배우다’를 주제로 학습체험관, 숲속교실, 관망데크 등이 들어선다.
자생식물원은 지리산미니어처와 지리산자생 초화원이, 테마랜드에는 생태습지원, 수생태관찰장, 비오톱생태교육시설, 식물원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또 군 자체사업으로 대규모 야생화원과 철쭉단지 등이 관람객 맞이에 나선다.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산촌휴양단지도 함께 조성된다. 휴양단지는 민자 유치를 통해 체류형 종합휴양공간을 만든다는 게 구례군의 구상이다.
내년 3월 산수유축제 시기에 야생화 테마랜드와 자생 식물원을 먼저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구례군은 야생화 생태공원이 문을 열면 연간 1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4월 20일~10월 20일) 많은 관광객들이 야생화 생태공원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례군은 내년에 30억원을 추가 편성해 2014년까지 캠핑장 등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관광열차 등을 마련해 국내 최고, 최대의 야생화 생태휴양공원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지난 4월 문을 연 ‘구례 예술인마을’이 야생화 생태공원과 인접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인 마을에는 현재 김태호 홍익대 교수를 비롯해 서양화가, 동양화가, 조각가 등 25명이 입주했다.

◇산업화 속도
구례군은 현재 야생화 대량재배 기술을 비롯해 식용 야생화, 야생화 비누·향수 생산, 야생화로 만든 그림인 압화를 수출하는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중 압화는 일본 수출과 공모전 등을 통해 대표 상품으로 우뚝 섰다.
꽃과 잎 등을 눌러 말려 고유의 색과 향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만든 압화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지난 2005년 구례군이 일본에 처음 역수출했다.
구례군은 야생화 압화의 상품화를 위해 지난 1997년 농업기술센터에 ‘야생화 시험 연구시설’을 구축하는 등 조경용 야생화 재배기술을 보급해 왔다.
2002년부터는 ‘전국 야생화 압화 공모전’을 개최해 공모전 기간 평균 4만여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압화 공모전은 지난 2008년부터 국제공모전으로 규모를 키워 세계적인 압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2006년 4월 개관한 국내 유일 압화 전시관도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육종사업도 활발하다.
지난 2008년 문을 연 야생화연구소가 전진기지다. 야생화연구소는 부지 7,951㎡, 건축연면적 2,745㎡ 규모로 연구소 1동, 유전자원 보존온실 6동의 시설을 갖췄다.
연구소에는 지리산 야생화 종자 100종과 영양체 150점 등의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강한 생명력과 기능성에 착안, 구례군은 지난 1997년 옥잠화와 원추리 향을 이용한 야생화 향수 ‘노고단’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산업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노고단을 시작으로 2000년 녹차전통향, 2003년 녹차향수를 비롯해 피부 건강용품 8종과 드링크 1종을 개발했다.
야생화연구소는 순천대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화장수·비누·바디로션 등 특허출원 4건, 상표출원 및 등록 5건, 디자인 등록 5건 등의 성과를 냈다.
이밖에 여러 기업과 공동으로 성인병 예방과 체질별 건강관리를 위한 야생화 식단, 기능성 차, 야생화 피클, 장류, 효소 등을 연구·개발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야생화 재배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소득도 부쩍 높아졌다.
현재 15개 법인이 42ha에서 생태 조경용 야생화를 생산해 연간 5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야생화는 10a당 평균 소득이 1,100여만원으로 쌀 농사의 10배에 이르는 고소득 작목이다.
구례군은 앞으로 식용야생화를 중심으로 압화용, 기능상품용 등 다원화에 주력해 2020년까지 특화재배면적을 100ha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구례군의 야생화 사업은 지난 2010년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 특성화 프로젝트’에 선정돼 산업화의 기틀을 공고히 했다.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시험장에 면적 2,000㎡의 유리온실을 지어 일정한 크기의 묘를 대량으로 생산, 생태복원용이나 조경용 야생화의 숙원이었던 공정육묘시스템을 갖췄다.
지금까지는 농가들마다 노지나 비닐하우스에서 손으로 파종하고 묘를 기르는 바람에 묘의 크기 등이 일정하지 않고 일손이 많이 들어갔다.
구례군은 또 야생화 출하 전용 규격상자를 개발해 구례 야생화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사과·배 등 과일 상자로 쓰이고 버려진 것들을 사용, 불편이 많고 이미지를 떨어뜨렸었다.
구례군 관계자는 “힐링·웰빙시대 야생화의 판로는 무궁무진하다”며 “야생화를 이용한 기능성 신물질 추출을 비롯해 내년 ‘지리산 나물’을 출시하는 등 야생화 산업 다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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