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일

내가 모래라면
그대는 꽃이라네.
보잘것없는 내게 심기우고
더운 여름에도 꽃이 피니
그대 향기 더욱 진하네.

잠시 세속을 떠나
죽녹원 왕대나무 숲속에
온 몸을 맡겨보니
세월 속에 넓어진 몸둥아리가
가볍기만 하다

힘든 나날들도 모두 스쳤는데
오늘은
곧은 메타세콰이어 그늘 아래
걷는 모습이
참 시원도하네

<사색의 창>
죽녹원은 담양군 향교리 282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담양의 대표적 명물로 담양군 학동리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인은 부부나들이로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 길을 선택했다. 이 시는 시인의 부인에게 주는 아름다운 시다. 삶속에 어려운 문제들을 주님과 부인에게 늘 함께 함에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시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시인 나재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