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5년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최대 화두는 ‘콘텐츠’다.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현재 건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문화전당 콘텐츠가 부실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문화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등은 다양한 콘텐츠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가장 중요한 ‘광주만의 것, 광주만의 색깔’이 묻어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성패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이를 향유하는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기대는 참으로 크다. 그만큼 오늘 우리 광주시의 문화예술이 그 옛날 예향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침체된 광주경제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는 소박한 소망이 곁들여져 있다.
한때는 예향으로써의 명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광주의 화가들이 서울 유명화랑에서 작품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는 방법 중에는 우선 작가들의 개인적인 작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겠지만, 더불어 문화예술의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더불어 광주경제를 부흥시키는 일이야말로 광주문화예술은 물론 시민의 경제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민의 희망을 밝혀줄 문화전당 완공은 참으로 요원하다.
문화전당에 관한 몇 가지 우려를 해 본다. 문화전당의 완공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현재 문화전당 부근인 금남로나 궁동 일대에는 사무실 공실이 많다. 담보대출을 하려해도 금융권에서 매력이 없는 지역이다. 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들끓어야 한다. 그런데 문화전당이 전당 인근만이라도 먹여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전당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근 상인들을 배려하는 정책을 보다 깊이 연구했으면 한다.
또한 문학이 고립되고 소외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전당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 차지하는 문학의 존재감이 왜 이렇게 왜소한가 싶어 참으로 속상하다.
한때는 한국문학을 이끌기도 했던 광주문학의 부흥과 중흥은 문화전당을 발전시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문학이 가진 상상력의 힘은 모든 문화예술의 근원이 되고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문학관 건립에 대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인데 지금껏 광주에 문학관 하나 짓지 못한 것은 광주시민의 가장 큰 치욕 중의 하나이다. 누구의 책임이든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어찌됐든 상대적으로 많은 미술관에 비하면 문학관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문화전당 안에 여러 문화적 다양성과 함께 문학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일은 광주문화를 빛내는 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문화전당 건립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여러 방면의 의견을 보다 폭넓게 수렴하여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바란다.

/강 경 호 ‘시와사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