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식

추적추적 내린 비
시절에 젖어

떠나려다 울어버린 가을이여
주체할 수 없는 아름다움
망각이라도 할까
그, 시절 잠시 감싸버린 운무

자연의 섭리 앞에
숙연해지는 초겨울 아침
많은 생각 어둠에 뇌리를 깨우는

동녘에 오색
웅장하게 솟아오르고
서녘으로 붉게 단풍 져 내립니다.

<사색의 창> 인생의 뒤안길에 보는 사계절의 윤회는 삶의 행로와 같다. 새벽 동이 터 서로 해가 질 때 까지 우리는 하루의 삶을 산다. 하루의 삶이 생의 축소판과 같듯이 꽃피는 봄날에 가을 겨울을 사색하는 여유로움을 시인의 마음에서 읽는다. 하루의 연속성을 음미하며 진한 감동과 격동의 세월을 탐닉하는 아침이다.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나재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