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가계부채가 일정 수준까지는 소비를 촉진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가져올 순 있으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독이 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가계부채 증가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터라 이같은 경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 한국을 예로 들었다. "대부분의 신흥국은 민간신용 증가가 성장을 촉진하는 영역에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성장을 저해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민간신용 증가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부채가 늘면 자금 조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실물자산이나 교육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 하지만 BIS 지적처럼 일정 성장이 달성된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빚을 내서 소비를 늘리면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렇지만 부채 상환과 이자 지급 부담 때문에 미래 성장 잠재력이 약화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 빚을 내서 아파트 등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강한 터라 부담으로 부메랑 될 우려가 있다. 건설·부동산업이란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과도한 대출 쏠림이 일어날 경우,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실제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더 많이 증가한 국가일수록 노동생산성 감소는 더욱 컸었다. 특히 8월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만 8조2천억원이 늘어난 바 있다. BIS의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규제 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 등과 같은 부동산 투자 대출 등에 대한 규제 정책은 가계부채 증가를 차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