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가 임기 시작 석달여만에야 개원식을 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하고, 여야 갈등 양상은 여전해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의대증원 문제를 놓고 불거진 의료파행과 같은 직면한 현안에 대해 국회가 해야 할 역할은 온데간데 없는 형국이다. 무기력한 집권여당이나 강하게 밀어 붙이는 거대 야당, 협치와는 거리가 먼 대통령실 모두의 모습은 지난 국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크다.

'최장 지각' 개원식도 한심하지만, 대통령이 불참한 개원식의 모습에서 22대 국회의 일그러진 모습은 확연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절대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지만 당시의 태도에서 크게 후퇴, 이번 개원식에 불참했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은 1981년 출범한 11대 국회 이후 첫 사례다. 이유야 어찌됐건 여야와 정부, 대통령실이 미래지향적 국정운영을 위해 야당은 물론 여당과의 초당적 협조를 통해 국정을 꾸려 나가도 모자랄 시점에 아쉬움이 크다.

국회가 강대강의 대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 크다. 절대다수 의석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이 특정 사안에 대해 절대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모습을 칭찬할 순 없지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리더십 위기와 정치력 부족으로 협치의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아쉽다.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주저하는 저자세 역시 달라지지 않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때일수록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엄중한 상황인식과 책임 있는 자세는 필수다. 우원식 의장이 개원사에서 밝혔듯 어떤 정부이든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는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국회가 경쟁과 타협을 통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지금은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런 때일수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22대 국회에 국민이 바라는 모습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