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주요 의과대학들이 2학기 개강을 했지만,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휴학계를 제출했던 의대생들의 복귀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기제를 학년제로 전환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2학기에도 수업 거부가 이어질 경우 ‘대규모 유급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비수도권 9개 국립대로부터 받은 2학기 의대생 등록금 납부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을 마친 의대생은 180명으로 집계됐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9개 대학 의대 재학생이 4,696명임을 고려하면, 등록률이 3.8%에 그치는 셈이다.

등록 인원이 가장 많은 전남대가 87명이었고, 이어 전북대 24명, 충남대 23명, 충북대·경상국립대 각 14명, 부산대 13명으로 집계됐다.

강원대는 3명, 경북대는 2명뿐이었고, 제주대는 아직 등록한 의대생이 없었다.

2학기 수강 신청도 저조했다.

9개 국립대의 2학기 수강 신청 인원은 277명에 불과했다. 등록보다는 인원이 많지만, 여전히 재학생 대비로 보면 5.9% 수준에 그친다.

특히 의예과 1학년의 등록률은 4.1%, 수강 신청률은 6.2%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남대 의대는 1학기와 같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전환해 학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들의 복귀가 저조한데 따른 것으로, 오프라인 참여를 희망하는 의대생이 있을 경우 대면 수업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집단 휴학에 동참한 의대생들이 1학기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학기에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536명으로, 2학기에는 651명으로 115명이 추가로 휴학에 동참했다.

이는 학칙상 1학기 휴학이 불가능했던 의예과 1학년들이 2학기를 맞아 추가로 휴학계를 내면서 휴학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대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1학기 수업을 정상적으로 이수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2학기 추가로 수업을 개설해 학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예외로 부여하기로 했다. 의예과 1학년의 경우 다른 학년과 달리 학기제로 운영되다보니 추가로 수업을 보충해 유급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의대의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사 경고는 하지 않고 학점 회복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의예과 1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의 경우 학년제로 운영돼 연말 성적 처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예과 1학년이 2학기에도 수업을 거부하고 시험을 보지 않았을 경우 유급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대 전경

현재 1학기가 진행 중인 조선대 의대 역시 수업에 참여하는 의대생은 여전히 한자릿수에 맴돌고 있다.

재적 학생 중 약 2.5%만 온라인 수업과 실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의대 전체 재적생(749명) 중 593명이 1학기 집단 휴학에 동참하고 있다.

조선대 의대 1학기는 다음 달 5일자로 끝나며, 이틀 뒤인 7일부터 2학기가 개강한다.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로, 조선대는 의대생들의 복귀가 불투명한 만큼 등록금 납부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당초 2학기 등록금 납부에 대해 추가 등록 기간을 두지 않기로 했지만, 타 대학들의 의대생 복귀가 저조한 상황이라 필요하다면 납부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며 “성적 평가는 의대생들이 2학기에 돌아온다는 전제 하에 학년도 말인 내년 1~2월 성적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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