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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사연접한 차인표 "역사 되풀이 막기위해 펜 잡았죠"

옥스퍼드 필수대학 도서 선정
국내 인터넷서점 10위 권 진입
'용서·화해' 주제 의식 담아내

2024년 07월 09일(화) 18:09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잘못된 과오에 대해 사과는 커녕 이를 묵시하고 있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며 피해자들의 마음에 생체기를 내고 있을 뿐이다. 최근 그들의 만행이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배우 겸 작가 차인표가 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영국 옥스퍼드대학 필수도서로 선정 되면서다.

9일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의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차인표가 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10위권에 진입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 작가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 작가는 1997년 TV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훈할머니가 이후 캄보디아에서 평생을 지내다 1997년 귀국한 사연을 접하면서 위안군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차 작가는 훈 할머니의 사연에서 안타까움과 연민 분노의 마음이 생기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는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글을 쓰고 10여 년이 흐른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책 집필만 10여 년이 걸릴 정도로 차 작가가 애정을 쏟은 작품이다. 이후 2021년 지금의 제목인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으로 이름을 바꿔 재 출판됐다.

책은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30년대 백두산 기슭의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한 책은 사랑과 용서, 화해라는 주제 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엄마와 동생을 해친 호랑이 백호를 잡아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호랑이 마을로 찾아온 사냥꾼 용이와 촌장댁 손녀 순이, 미술학도 출신 일본군 장교 가즈오가 세명의 주인공이 이끌어간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병으로 잃은 순이는 엄마가 별이 되어 자신을 별빛으로 돌보아 준다고 믿는다.

그 별은 미움과 원망 없는 청명한 마음이어야 볼 수 있다. 백호에 대한 미움이 가득한 용이는 엄마별을 보지 못한다. 순이는 그런 용이와 언젠가는 따뜻한 엄마별을 함께 보길 염원한다. 미술학도였으나 군인으로 지원해 한국으로 온 일본군 가즈오는 일본의 만행을 하나둘 깨달아간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가즈오가 느끼는 회의감과 내면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책에서 ‘엄마’는 매우 중요한 모티브다. 용이와 순이는 엄마 없이 자랐고, 순이의 평범한 소원은 엄마로 살다가 엄마로 죽는 것이다. 엄마에 대한 결핍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는 한편, 엄마를 구원의 다른 이름으로 여기게 된다. 일본군 장교 가즈오의 여섯 편의 편지에서도 전체를 아우르는 변함 없는 ‘모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포악한 호랑이 육발이조차도 새끼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한없이 자애로운 엄마였다.

차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건넨다.

“당신이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고 말이다.

드라마 글로리아와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 는 추천사를 통해 “ 배우의 일은 대본 속 인물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작가의 소명은 시대의 아픔에 공명하는 것이다. 책은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너른 품으로 안아 조곤조곤 이야기로 풀어낸다”며 “배우 차인표가 쓴 책을 읽다가 작가 차인표를 만났다. 놀라웠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차 작가는 최근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이 개최한 제1회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Korean Literature Festival)에 초청돼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차 작가는 자신의 책이 10여년 만에 다시 조명을 받아 영국의 독자를 만나게 돼 기쁘다는 소감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차 작가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며 “부정적 감정만으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에게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티벌’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주목할 만한 한국 문학을 소개하고 작가를 초청해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보는 행사로 앞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국립중앙도서관 해외 한국자료실 ‘윈도우 온 코리아’(Window On Korea) 문화 행사의 지원 사업으로, 현지에서 주영한국문화원이 지원했다.

이나라 기자

최근 영국에서 열린 제1회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트벌’에 참석한 차인표 작가가 옥스퍼드 필수 도서로 선정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집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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