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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불안·공포…유가족·부상자들,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재난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우울증·불면증 등으로 고통
최근 1년내 자살 생각한 적도
직장동료 등 이웃 관계 악화

2024년 06월 09일(일) 19:04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붕괴참사 3주기를 맞아 9일 동구청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광주 학동 붕괴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부상자들이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이후 신체적 후유증은 물론 공포와 불안, 우울감 등으로 정서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어 일상 회복을 위한 의료·돌봄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9일 학동 참사 유가족 12명과 부상자 7명에 대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태조사에 참여한 부상자 7명 전원이 사고로 인한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전원은 사고 이전과 비교해 신체적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했으며, 87.7%는 ‘매우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사고 이후에는 부상 부위의 만성적 통증과 기능 감소, 두통과 소화불량, 이명, 기억력 감퇴 등을 호소하는 부상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들은 또 소화기계 질환, 신경계 질환 등 새로운 질환이 발병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만성두통 등 신경계 질환을 앓게 된 부상자는 71.4%에 달했고, 유가족의 경우 91.2%가 건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유가족 12명 중 9명은 소화불량, 두통, 고혈압, 부정맥 등 사고 이후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부상자 모두 사고로 인한 정신적 질환을 경험하고 있으며, 불안증은 85.7%, 우울증 100%, 불면증은 71.4%에 달했다.

유가족들도 50%가 불안증, 58.3% 우울증, 41.5%가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부상자와 달리 불안과 우울, 환청과 망상, 적응의 어려움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가족 응답자의 절반이 1일 평균 5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고 있으며, 응답자 모두 사고 이전과 비교해 수면의 질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유가족의 경우 부상자와 달리 음주에서도 위험징후가 포착됐는데, 일주일에 사흘 이상 술을 먹는다는 응답자가 87.5%에 달했다.

부상자·유가족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 역시 낮게 나타났다.

부상자의 경우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없었고, 전체 응답자 중 71.4%가 매우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부상자 모두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7명 중 4명이 최근 1년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부상자와 마찬가지로 유가족 모두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없었으며, 전체 응답자 중 58.3%가 매우 불만족에 응답했다.

최근 1년 내 7명이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3명에 달했다.

사고 이후 사회적 관계에서 갈등을 경험한 비율로는 부상자가 87.7%, 유가족은 75%였다.

부상자의 경우 가족보다는 친구, 직장동료, 이웃 관계에서 부정적 갈등 상황을 경험하는 일이 더 많았고, 유가족은 가족 내 갈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33.3%에 달했다.

재난 경험 이후 주거지를 옮겼다는 응답도 많았다.

부상자 7명 중 5명이 사고 이후 이사했는데 이중 80%는 참사로 인한 피해 때문이었다.

유가족의 경우 41.6%가 참사 이후 거주지를 이전했는데, 응답자 모두 ‘재난 피해의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관계자는 “참사 이후 피해자들의 고통을 완화하고 일상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심리적 개입이 절실하다”며 “피해자 전수조사를 통해 전문적인 트라우마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생애주기에 맞춘 의료·돌봄 대책 등이 조속히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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