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 지역업체 수억대 피해 ‘파장’

지난해 국·도비 등 25억 투입 개최
행사 전반 재하도급 등 기형적 구조
드론시연 등 드러난 곳만 6곳 달해
사문서위조 고소 등 비위 의혹 확산

2024년 05월 20일(월) 18:48
지난해 10월 대마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 일원에서 열린 2023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 현장 모습.
전남도와 영광군이 주력산업으로 육성중인 e-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2023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가 제멋대로 진행되면서 엑스포에 참여한 지역업체의 피해액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엑스포 개최를 둔 행사 대행과 재하도급 등 기형적 다단계 구조로 인한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불거진 것으로, 드러난 지역 업체 외에 피해를 입은 곳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업체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엑스포를 주최한 영광군 등은 나몰라라 한 것으로 드러났고, 사문서위조를 둔 소송전 등 각종 비위 의혹도 불거지면서 사업 전반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전남도와 영광군 등에 따르면 영광군은 지난해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대마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 일원에서 ‘2023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를 개최했다. 지난해 4회째를 맞았던 e-모빌리티 엑스포에는 국비 5억원, 도비 5억원, 군비 15억원 등 총 25억원이 투입됐다.

영광군은 엑스포 개최를 위해 지난해 6월 조달청 입찰을 통해 수도권 소재 A업체와 행사대행 용역을 10억3,500만원에 맺었다.

이후 A업체는 재차 B씨가 기술이사로 있는 C업체를 비롯한 5개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관련 업계에서 속칭 ‘모자를 빌려쓴다’고 일컫는 이 방식은 입찰에 유리한 대형 대행업체가 계약을 체결한 이후 대행업체는 수수료와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내고, 행사는 특정인이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식이다.

문제는 A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5개 업체 중 한 곳을 제외한 4개 업체가 B씨의 친인척들로 엮인 소위 ‘페이퍼 컴퍼니’로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A업체로부터 용역을 따낸 B씨가 사실상 본인 소유인 4개 업체를 대신해 별도로 꾸린 사무국의 PM(총괄 매니저)을 통해 경호·의전, 드론시연, 휀스, 부스, 음향 등 행사 전반을 지역 업체들에게 재하도급을 줬고, 엑스포 폐막 이후 B씨가 잠적하면서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피해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사무국 PM이 각 분야 발주부터 정산까지를 총괄하고, 업계 관행상 계약도 구두로 이뤄지면서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업체는 경호·의전인력을 비롯해 5~6곳에 달하고 업체당 적게는 300여만원에서 많게는 7,000여만원 이른 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B씨가 오랜 기간 이 업계에 종사한 탓에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피해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기에 A대행업체와 직접 하도급 계약을 맺은 D업체의 경우 A업체 관계자와 사무국 PM, B씨를 영광경찰서에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하는 등 소송전으로까지 비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소장에는 A업체가 영광군에 정산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D업체 명의의 거래명세서를 임의로 작성해 용역비용 정산을 받는 데 활용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엑스포에서 드론시연·체험 부스를 운영한 E대표는 “예전에 일을 함께했던 PM에게 전화가 와 e-모빌리티 엑스포에 참여했고, 행사 대금과 관련해서는 B씨와 통화를 하라는 PM의 말에 따라 전화했지만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단 한번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후 A대행업체와 영광군에 B씨가 문제가 있으니 정산금 집행을 업체별로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4,700여만원의 대금을 받지 못한 F대표는 “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의전 도우미와 행사장 운영 스태프, 경호 인력 등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해서 따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수십명의 인원을 투입했고, 행사가 끝난 뒤 대금을 받기 위해 B씨에게 수십차례 정산을 요청했지만 입금 일자를 미루다 지금은 잠적했다”며 “업계 관행상 구두계약을 맺고 일을 해오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처럼 피해업체 대표들은 엑스포를 주최한 영광군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는 등 피해를 호소했지만, 이를 증명할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광군이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인지한 이후에도 잔금 등을 A대행업체에 전액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이 과정 역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광군은 A대행업체와 계약 직후인 지난해 6월 말 선금 7억2,000만원을 지급했고,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인 12월 말 잔금 3억1,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영광군 관계자는 “행사 관련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대행업체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고, 대행업체 측에서 민원을 접수한 해당 업체들과 계약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지급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공무원은 서류로 확인된 사항에 대해서만 말 할 수 있다”며 “계약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현재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A대행업체 등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내리기 위한 청문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열린 e-모빌리티 엑스포와 관련,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임금 미지급 민원이 접수돼 A대행업체와 영광군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 외 행사 관련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만큼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