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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만든 광주 초등생들 "민주열사 기억하겠다"

■5·18주먹밥 나눔 행사·미얀마 내전 사진전 가보니
당시 상인들 모여 주먹밥 만들어
6년째 이어오며 세대 공감 형성
양동초교생 참여 오월정신 계승
“미얀마 시민들에게 평화 왔으면”

2024년 05월 15일(수) 19:23
14일 오전 5·18사적지인 광주 양동전통시장에서 열린 ‘5·18주먹밥 나눔 재현 행사’에서 오월어머니들과 양동시장 상인들이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김태규 기자
“시민군들이 트럭을 타고 도와달라 외치는데 외면할 수가 있어야지…. 다 같이 숨어서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곤 했어.”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나흘 앞둔 14일 오전 11시께 광주 양동시장 복개상가 입구에 위치한 주먹밥 상징탑.

1980년 5월 민중항쟁 당시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직접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줬던 20여 명의 상인과 오월어머니들이 시민들과 함께 그날을 회상하며 다시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날 열린 주먹밥 행사는 1980년 5월 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에게 나눠줬던 주먹밥을 직접 만들고 나눠 시대적 공감대 형성과 오월 광주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진행되고 있다.

주먹밥은 당시 만들어졌던 주먹밥과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흰 쌀밥과 참기름, 소금으로만 만들어졌다.

주먹밥 만들기 재현 행사에 참여한 상인들은 당시 트럭을 타고 다니며 광주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군의 간절한 외침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1980년 5월 당시에도 시민군들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었던 오옥순씨(79)는 “당시 동생뻘이던 학생 시민군들의 울부짖음에 양동시장에 있던 상인들이 십시일반으로 500원, 1,000원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계엄군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가정집에 숨어서 주먹밥을 만들면서도 내 가족이 다 죽어간다는 괴로운 심정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실어줬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매년 하는 주먹밥 만들기 행사가 큰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던 시민군들을 광주시민들과 잊지 않도록 힘이 닿는 데까지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양동초등학교에서도 40여 명의 학생이 직접 주먹밥을 만들며 5월 정신을 계승했다.

한 학생이 주먹밥을 만들며 “이 주먹밥은 왜 만들지”라고 중얼거리자 옆에서 당시 시민군들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었던 한 어르신이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항쟁했던 시민들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동초등학교 문정빈군(12)은 “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배우면서 들었던 주먹밥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워주신 민주열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광주 동구 남동에 위치한 메이홀에서는 지난 10일부터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미얀마를 기억하다’ 사진전이 열렸다.

광주 민주화 정신과 미얀마 시민들의 연대를 위해 개최된 사진전은 지난 2021년부터 군부 쿠데타로 시작된 미얀마 내전의 실상을 담고 있다.

전시된 사진들은 군부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을의 모습과 사망한 민간인의 장례식, 난민캠프로 피난 온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어 19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리게 했다.

한 시민은 사진 속 참혹한 미얀마 내부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김모씨(23)는 “지난해 ‘서울의 봄’을 보고 5·18에 대한 관심이 생겨 여러 내용을 조사하다가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됐었다”며 “군사 쿠데타 이후 4년째 저항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도 광주정신이 전해져 굴복하지 않고 평화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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