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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빈 가게 즐비…벼랑 끝 내몰린 '대학 상권'

고물가·정원 감소 등 영향
일부 식당만 점심시간 만석
“개강파티 등 모임도 줄었다"

2024년 03월 05일(화) 18:51
대학교 개강 이틀째인 5일 광주시 광산구 호남대학교 인근 상가들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해도 어려웠는데 이렇게 초토화 된 건 처음이에요. 고물가·입학 정원 감소를 우리가 해결할 수 없고…. 가게도 안팔려 어쩔 수 없이 손해보며 장사를 이어가죠”

광주지역 대학교 일제 개강 이틀째인 5일 호남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씨(43)는 초조함을 드러냈다. 하루 최소 50여명은 방문해야 적자를 면하는데 이날 점심시간에 방문한 손님이 배달 포함 7명 뿐이었기 때문이다.

박씨의 가게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입장 대기줄이 종종 발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발길이 잦아들더니 올해 개강 첫 날 이곳을 방문한 손님은 8명, 일 매출은 20만원에 불과했다.

박씨는 “불과 5년도 안지났는데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게 믿기지 않는다. 유행을 따라 업종도 변경해봤는데 상권이 쇠퇴하니 소용 없다”면서 “이곳에 지출한 금액도 크고 가게를 판매하려 해도 나가지 않으니 배달 일을 함께하면서 그냥 버티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대학교 인근 상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새학기가 찾아왔지만 상권 침체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줄어든 반면 공공요금과 식재료 등 고정비용은 오르고 대학 정원까지 감소세에 접어들어서다.

실제 이날 방문한 호남대학교 인근 상점가는 이전 새학기와 비교했을때 많은 학생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비던 활기는 느낄 수 없었고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비어있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고 한때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던 ‘목 좋은 자리’들도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메뉴를 정한 뒤 식당으로 속속 입장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식당은 절반 이상 비어있는 상태였고 심지어 점심시간 내내 손님이 한 명 없이 한가한 가게도 있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구내식당은 크게 붐볐다. 모든 테이블을 채운 점포는 프랜차이즈 양식당·샌드위치·햄버거·감자탕·마라탕 가게 등 약 10곳에 불과했다.

이날 상인들은 방학보다 손님이 늘어났지만 대학교 상권 특성상 매출 보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씨(50)는 “대부분 대학교 인근 점포는 방학때 소득 없이 유지만 하다 개학 이후 짧은 기간 안에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정도 팔아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3월 개강 시즌도 이렇게 어렵다면 비교적 재학생이 감소하는 2학기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이 일제히 개강한 지난 4일 오후 8시께 전남대 후문 한 거리에 폐점한 가게들이 즐비해 썰렁하다.
다른 대학가도 마찬가지. 특히 오티·개강파티 등 모임이 줄어들며 저녁에는 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개강 첫 날인 지난 4일 밤 광주시 북구 전남대 후문 상권은 두 집 건너 한 곳이 비어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한 골목은 모든 점포가 비어있거나 영업을 하지 않아 어둠에 휩싸이기도 했고 2층이나 지하, 옷가게로 향하는 발길도 보기 어려웠다. 공원 앞 일부 인기 술집과 신규 오픈한 가게들만 가득 찼고 90% 이상 가게는 텅텅 비어있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58)는 “개강하면 학과에서 가게를 통째로 빌려 100여명씩 오기도 했었는데 10년만에 1/10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요즘 학생들은 비대면에 익숙해져서 수업 이후 바로 귀가하거나 거리가 멀더라도 ‘핫플’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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