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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도 없는데"…전기차 전용구역 의무화 '불만'

이중주차·상가앞 불법주차 만연
내년 1월까지 기축시설 2% 의무
내연차 주차면적 대책 마련 시급

2024년 02월 26일(월) 19:38
좁은 주차공간으로 인해 일반차도 주차하기 힘든 아파트에 전기차 전용구역이 의무화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광주 한 아파트 내 전기차 전용구역.
“안 그래도 주차장이 부족한데 도로로 내몰리게 생겼네요.”

2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A 아파트.

지난 1998년 완공된 이 아파트는 402대의 주차면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등록된 차량은 700여대에 달했다. 하지만 아파트는 5개 동 총 522세대로, 세대당 주차장을 1대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차량이 몰리는 퇴근 시간대에는 주차장 곳곳에 이중주차가 돼 있었고, 운전자들이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수십여분 동안 아파트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한 운전자들은 아파트 밖 상가 앞에 불법 주차를 해놓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월 개정된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A 아파트에는 전기차 충전설비가 총 8곳 설치돼 있었으나 전기차를 소유한 세대가 드물어 장시간 비어있었다.

전기차 전용구역에 내연차를 주차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다 보니 전기차 전용구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주차 공간이 만석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B 아파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B 아파트의 경우 상무지구에서 가장 많은 1,374세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차대수는 997대 밖에 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 역시 관리사무소에 등록된 1,400여대 차량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부족한 주차공간에 전기차 충전설비를 의무 설치해야 하다 보니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 이모씨(43)는 “퇴근시간이 되고 회사에서 조금만 늦게 끝나면 아파트에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 공간을 찾는데만 30분 걸린 적도 있다”며 “안 그래도 구축 아파트는 주차공간이 협소한데 별다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무작정 설치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 김모씨(54)는 “지금도 주차공간이 부족한데 전기차 전용구역을 설치하면 내연차들은 어디에 차를 대놓으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집에 늦게 귀가할 때 한 번씩 보면 전기차 전용 주차장은 비어있는 반면, 다른 주차 공간은 모두 이중 주차가 된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신축뿐만 아니라 구축 아파트도 100세대 이상이면 주차대수의 2% 이상 규모의 전기차 충전설비를 2025년 1월까지 의무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전기차 인프라가 확충된 반면, 내연차들의 줄어든 주차면적 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심야시간대 단지 내 완속충전구역에도 일반차량이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규제혁신방안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어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서구 관계자는 “해당 법이 만들어진 이유는 기존 내연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현재 아파트 거주자들이 주차난 문제로 인해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현재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설문조사 등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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