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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섬 나오시마를 가다

지방소멸 재생·부활 성공사례
기획력과 실천, 소통의 힘 주목
강문성 전남도의원

2023년 12월 05일(화) 18:37
지방소멸 시대 지역의 재생과 부활의 성공사례를 찾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 나오시마 섬을 다녀왔다.

우리보다 앞서 지방소멸을 겪고 있는 일본의 섬들은 문화적 변화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중 나오시마 섬은 대표 성공지역으로 일본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가가와현에 속해있다. 인구수 4천여명의 작은 도시에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고, 3년마다 열리는 베네세 트리엔날레 기간에는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민소득 7만불로 가가와현 전체에서 소득 1위를 유지하는 등 곳곳에서 주민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섬이다.

현재 전남은 일본과 비슷한 다도(多島)의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물리적·경제적으로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남 해안지역 및 지역구인 여수 등 남해안권이 비슷한 처지에 몰린 상황에서 섬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방안을 찾고자 고심해왔기에 여수지역 문화예술인들, 전문가와 함께 이번 벤치마킹을 다녀온 것은 매우 유익한 기회였다.

나오시마를 가기 위해서 거치는 다카마츠 공항에 도착해보니 소박하지만 알찬 공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구 45만여명의 다카마츠는 정결하고 깨끗한 도시로 나오시마 섬을 찾기 위해 일본 전역뿐 아니라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었다.

나오시마는 일본의 에도시대에 해운업과 제염업으로 번성했고 이후에는 미쓰비시 구리 제련산업으로 번영했으나 산업환경이 바뀌면서 도시가 쇠퇴하고 오랫동안 희망이 없는 잊혀 왔던 섬이다.

그러다 1985년 당시 나오시마 시장인 ‘치카츠고미야케’라는 정치지도자가 출판사‘후쿠다케 서점’의 ‘후쿠다케 데쓰히코’회장을 만나 나오시마 섬이 부활할 수 있도록 적극 구애해 설득에 성공했다.

이후 회장의 별세로 좌초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으나 이듬해(1986년) ‘베네세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출판회사 베네세 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업의 공익자본론을 강조하며 “노인만 남아 있는 섬에 천국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버려진 나오시마 섬에 도시재생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됐고, 이후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주민 소통과 설득을 통해 오늘날의 나오시마가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세계적인 일본의 개념건축가인 ‘안도 다다오’를 찾아가 프로젝트 추진 제의를 하고, 버려진 섬에 세계적인 건축미술인 ‘지중미술관’을 설계했다. 또 전기 인상파의 대부 ‘모네’의 ‘수련’작품 및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등 다수의 명작을 전시하고 있다.

수려한 해안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땅 속에 건설하고 품격있는 미술관에 걸맞은 운영과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충분히 만끽하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 지중미술관을 찾는 요인이 된 것 같다.

섬을 여행하면서 현존하는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대가인 이우환 작가를 ‘안도 다다오’가 직접 초대, 독립미술관으로 설계해 지은 ‘이우환 미술관’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고, 그의 작품을 보며 일본에서 존경받는 예술인이 되기 위한 힘겨운 삶에 경이로운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연이어 추진된 프로젝트 중 ‘이에프로젝트-집 프로젝트’는 충분한 소통으로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버려진 빈집을 활용한 새로운 마을과 소소한 주택가 작품을 접하면서 주민들의 마을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이제 나오시마의 인구는 400명에서 4,000명이 되었으니 소멸되어 가는 하나의 작은 섬이 아니다. 진정한 도시개발의 기획력과 실천, 그리고 소통과 예술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고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되었다. 지방소멸·인구소멸을 말로만 외치지 않고 준비하는 도시야말로, 그 대안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섬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 콘텐츠와 세계적인 건축이 지역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었던 정치지도자의 역할과 지역의 기업인, 그리고 지역주민의 생각과 가치가 얼마나 중요하고, 서로의 미래지향점이 같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함께한 선진 탐사팀도 지역을 위해 배워가고자 하는 열의를 느낀 벤치마킹 투어였다. 전남에서 시작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말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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