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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보장을"…휠체어 리프트 도입 현장 검증

매표소·승차홈 장애 배려 없어
국토부 보조금 지원 신청 '전무'
"재정적 어려움 의문, 의지 문제"

2023년 11월 29일(수) 19:27
광주지법 민사14부가 29일 오전 고속버스에 장애인 탑승 설비 설치를 요구한 차별 구제 소송을 심리하기 위한 현장검증을 실시, 재판부가 고속버스터미널 매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김태규 기자
광주지역 장애인 단체가 광주시와 금호고속 등을 상대로 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 6년 만에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나경)는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과 관련된 현장검증을 벌였다.

이날 차별 구제 사건 검증에 나선 재판부와 원고(장애인차별철폐연대), 피고(금호고속) 관계자들은 북구 동림동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에서 휠체어 탑승 설비 장착 버스의 구조와 작동 원리, 개조 설치 비용(1대 당 3,000만원), 최대 탑승 가능 휠체어 수(4대) 등을 검증했다.

이와 함께 휠체어 승·하차 시연과 주행 안전성 등을 확인했고, 승·하차에 필요한 공간 규격, 휠체어가 탑승하지 않을 경우 일반 좌석을 확보할 수 있는 점 등도 들여다봤다.

이어진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승·하차장에서 휠체어 탑승 장애인이 이동할 때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지 확인했다.

현재 터미널엔 휠체어 전용 승·하차장이 설치되지 않아 장애인이 버스에 탑승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고 측에선 “하차 홈 구석에 주차된 차들도 있고, 충분히 안전을 확보하며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며 “금호고속은 ‘남도 한바퀴’라는 장애인이 탑승 가능한 시티투어 버스를 2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승·하차홈을 조성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호고속 관계자는 “‘남도 한바퀴’ 투어 버스에는 지금까지 장애인이 탑승을 신청한 적이 없기 때문에 승·하차홈도 따로 조성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매표소에서는 장애인 전용 창구 앞이 입간판에 가려져 있었고, 창구는 블라인드가 내려진 채 종이로 막아져 있어 휠체어 탑승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무인발권기 또한 휠체어 탑승장애인에겐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높게 설치돼 있어 승차권 구매가 불편했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 이소아 변호사는 “피고 측에서는 버스 개조에 드는 비용과 좌석 축소로 인한 수입을 보전해달라고 주장하는데 실제 재정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의문이다”며 “개조 비용은 국토교통부에서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2020년 이후 신청한 고속버스 업체들은 없었고, 평균 좌석 이용률도 70% 수준이라 손해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당국 차원에서도 5년마다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상황이 이런데도 본인들의 책임은 없다며 현장검증에도 나오지 않았다”며 “승·하차홈도 경사로만 설치하면 되는 것이고, 매표소도 입간판 등 장애물을 제거하고 높이를 조절하면 돼 원고가 주장하는 것이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명은 지난 2017년 12월 정부와 광주시, 금호고속을 상대로 휠체어 탑승 설비가 설치된 고속버스를 도입하도록 법원에 차별 구제 소송을 냈다.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된 저상버스 미설치 차별 구제 소송의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심리가 연기됐다가 5년여 만인 올해 3월부터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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