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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의 ‘한큐 승부’ 당구장이 부활했다

중·장년층 퇴직 이후 다시 시작
새로운 네트워크·사랑방 역할
광주 체육시설 당구장 가장 많아

2023년 11월 23일(목) 19:25
아이클릭아트
당구장이 단순한 실내체육시설이 아닌 중장년층의 사회적 네트워크 매개체가 되고 있다. 20~30대에 당구를 즐겼던 중장년층이 다시 모이면서 당구장이 새로운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전국 등록·신고 체육시설업 현황(2021년말 기준)에 따르면 광주시 체육시설업 1,836개 중 당구장은 590개(32.15%)로 가장 많다.

당구장의 주요 이용자는 중장년층이다. 1시간에 1만2,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조용하고 부상 위험이 적은 운동, 두뇌 사용과 집중력 항상 등을 이유로 당구장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당구가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에 접근성이 좋은 스포츠라는 점도 새로운 인적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드문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다.

백운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상욱씨(55·남)는 “단체로 오는 손님들도 있지만 혼자 오시는 중년 손님 중에는 모르는 사람과 게임을 하며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분들이 단골이 되고 클럽이나 동호회가 형성돼 새로운 네트워크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당구장에서 홀로 당구 연습을 하고 있던 이기식씨(69·남)는 “친구들과 당구장을 찾을 때도 있지만 당구를 한번 치면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져 혼자 오는 날이 많다”고 밝혔다. 이씨는 “당구를 친 후에 오고 가며 인사도 하고 친해지면 밥도 먹고 술 한 잔도 하고 클럽을 결성하기도 한다”며 “클럽이 결성되면 다른 당구장과 교류전 시합을 벌이기도 하는데 그때 다른 당구장에 다니는 사람들과 친분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류전 후에는 집 근처 당구장뿐만이 아니라 거리가 있더라도 시합을 했던 당구장에 가서 당구를 치며 친분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10~20대보다 인연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당구장은 중장년이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공간이다”며 “전부 처음 보는 사람끼리 대화를 하면 직장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모르는 걸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고 당구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반면 기존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서 당구장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남구 주월동의 한 당구장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친한 지인들과 모여 당구를 친다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15년 동안 당구를 쳤다는 이재천씨(53·남)는 ‘차분한 대화가 가능한 스포츠’라는 점을 당구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재천씨는 “승부가 재미있긴 하지만 일반 스포츠는 격렬해 승부에 집중이 된다”며 “하지만 당구는 대화와 오락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만나서 대화만 할 때보다 더 즐겁다”고 밝혔다.

또한, 당구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당구장이 건전한 분위기로 개선돼 가족 단위로 당구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씨는 “당구를 칠 때 몇 번 중학생 아들을 데려오기도 했다”며 “당구 치는 걸 옆에서 구경하면서 아빠가 이길 때 좋아하는데 아들과 당구를 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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