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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광주천의 선물
2023년 11월 19일(일) 16:30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특별기고>‘광주천의 선물’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과 인간의 삶은 뗄 수 없다. 물이 있는 강이나 하천은 인간 사회의 구성과 유지의 근간이다. 경작에 필요한 물이 흐르는 곳 주변으로 촌락이 형성된다. 농사의 비중이 커지고 물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강이나 하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촌락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인구가 늘며 성장한 촌락은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도시로 발전한다. 세계의 많은 주요 도시들이 강이나 하천을 끼고 있는 이유다. 광주도 광주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촌락이 현재의 광주광역시라는 주요 도시로 발전했다. 광주의 이야기에 광주천이 빠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광주천의 작은 규모 때문일까. 혹은 항상 그곳에 있다는 익숙함 때문일까. 어쩌면 둘 다일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그 무관심을 규모나 익숙함보다 다른 데서 찾는다. 20세기 중반까지 광주천은 물놀이와 빨래를 할 수 있을 만큼 깨끗했다. 60~70년대의 개발지상주의 영향으로 천이 오염되고 하천생태계가 파괴된 이후 과거의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이 광주천에 대한 무관심의 큰 원인인 듯하다.

하천·사람·도시 조화롭게

물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다. 하천의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예부터 국가경영의 중요 덕목 중 하나가 치수(治水)다. 목적은 천(川)을 잘 다스려 수해로부터 인간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킴에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의 치수는 하천이라는 자연물과 거기에 가미한 인위적인 것들의 조화, 즉 자연과 인간, 자연과 도시의 조화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 목적도 갖춰야 한다. 광주천 이야기에 웬 치수 타령일까. 광주천의 개발을 현대의 치수에 빗대어 말하고자 함이다.

광주천은 무등산 용추계곡에서 발원해 원지교에서 증심사천과 합류하여 동에서 서로 광주의 심장부를 관통하여 흐르다 상무대교에서 영산강과 합류한다. 광주천의 길이는 발원지에서 영산강과 만나는 지점까지의 유로연장 약 22km, 하천의 이용·개발 규제와 관련해 설정된 구간인 원지교에서 영산강과의 합수점까지의 하천연장 약 12km다. 필자가 주목하는 곳은 하천연장 구간이다.

이 구간은 악취가 날 정도로 오염돼 있었다. 2006년 수질 및 환경정화 사업 이후 수질이 개선돼 과거와 같은 악취는 거의 없다. 수변공원과 자전거 도로 등이 조성돼 운동, 산책,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시민도 많다. 그러나 이용객의 대부분은 광주천 주변의 접근성이 좋은 주민들이다. 광주천이 모든 시민을 아우르는 곳이라기엔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시민의 이용과 더 많은 외부 손님 유인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광주천을 문화·예술 및 관광과 연계하기 위한 새로운 하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연구조사들에 따르면 ‘운동과 휴식’이 광주천 이용의 주된 목적이다. 이에 맞춰 수변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깨끗한 광주천 만들기다. 평균 2~3급수의 현재 수질은 최소 2급수까지 끌어올려 사람들이 편히 발을 담글 수 있게 해야 한다. 수질 개선은 하천생태계 회복을 가져온다.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성 높은 광주천은 사람들에게 더욱 쾌적한 운동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광주천에 문화·예술과 관광이 함께하는 수변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광주천이 주변 지역의 역사, 문화와 예술 등과 연계된 종합적 삶의 공간이 돼야 한다. 주변의 시설과 연계한 다양한 친수공간을 새롭게 조성하고 여러 볼거리가 있는 시설물 설치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광주천을 무대로 축제, 콘서트, 버스킹, 조형물 전시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광주천에서 열린 관람 중심의 문화·예술 행사들을 시민이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행사로 바꿀 필요가 있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체험이 쉽도록 편의성을 갖춘 시민 친화적 광주천 조성이다.

문화·예술·관광 수변공간

편의성을 갖춘 공간 조성의 대표적인 것이 쉽고 안전한 접근로 확보다. 현재 광주천에 설치된 많은 계단 및 램프 구조물(경사로식 이동로 구조물)들은 주변의 경관을 해치고 이동에 위험성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 다리 밑 음지와 밤길 이동의 안전을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용이 불편한 징검다리는 간격을 좁히거나 세월교 또는 광주천의 명물이었던 뽕뽕다리로 대체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광주천 이용 활성화의 노력으로 광주천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보존공간이 되고, 시민들이 보고 즐기고 참여하는 고유의 하천문화를 지닌 문화체험공간이 되어 쾌적하고 즐겁고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휴식·힐링 공간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광주천을 찾을 것이다. 다시 가보고 싶은 광주천이 되어 천의 주변뿐만 아니라 광주 전체의 발전·번영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했다. 필자는 광주가 하천과 사람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광주천의 선물’이라 불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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