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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 상품권 현금화 기승…‘깡’ 주의보

미성년·대학생 등 저신용자 겨냥
‘정식 인증업체’ 불법 허위광고
수수료 원금의 15~20% ‘폭리’
"신용카드 발급 규제 강화해야"

2023년 09월 21일(목) 19:15
아이클릭아트
#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추석 명절을 맞아 지인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30만원을 선물받았다. 마침 급전이 필요했던 김씨는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현금으로 바꿨다. 김씨는 “상품권은 사용처가 한정돼 있어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중고 거래했다”며 “상품권 금액보다 1만원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더니 한 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 학부모 강 모씨(49)는 지난달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월 3만원대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10만원이 넘는 금액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중학생 아들이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해 상품권을 매입, 불법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했다고 털어놨다.



추석 명절을 맞아 상품권을 선물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를 불법으로 현금화하는 이른바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상품권 중고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매입하면 현금화 해주겠다는 업자들도 속출하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당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살펴보면 ‘명절 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 판매합니다’ 등 광주지역에서 상품권을 중고 거래하는 게시글이 수백 건 올라와 있다. 상품권 금액보다 5~1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게시글 대부분이 거래 완료 표시돼 있다. 게시된 지 십여 분 밖에 지나지 않은 판매글에도 ‘예약중’ 표시가 떴다.

이러한 상황 속 공신력 있는 업체인 양 인터넷 사이트를 꾸며 ‘상품권 깡’을 유도하는 업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협회’라는 명칭을 쓴 한 불법업체는 미성년자, 대학생 등 저신용으로 대출이 어려운 이들을 겨냥해 신용등급 조회 등 개인정보 노출 없이 현금화할 수 있다며 현혹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신용카드나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해 백화점·문화·게임 등 상품권을 매입하면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준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원금의 15~20%까지 떼어간다. 신용카드나 소액결제를 통해 상품권 결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더 많은 수수료를 요구한다.

업체는 정부 허가를 받은 공식 업체인 것처럼 포털사이트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사회관계서비스망(SNS)을 통해 “정식 인증을 받아 허가 등록된 업체”, “비상금 대출이 막혔다면 협회를 통해 해결하라”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사업자등록번호나 주소지를 밝히지 않아 실체조차 없는 불법업체다.

강씨는 “마치 정부에서 허가나 인증이라도 받은 것처럼 ‘협회’라는 명칭을 써서 어린 학생들은 불법인 줄 모르고 이용한다”며 “암암리에 영업하는 것은 단속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정식 업체인 양 꼼수를 써서 활개치고 있는 업체는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불법 현금화를 방지하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현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아 높은 수수료를 떼 가는 불법업체나 사금융을 통해 현금화한다면 경제 자금이 비정상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며 “또한 이를 암호화폐나 주식 등 투자 손해금을 만회하는 데 사용한다면 심각한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신용카드를 발행할 때 까다로운 조건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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