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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탈의에 성고문까지”…계엄군 잔혹행위 사실로

5·18조사위 상반기 조사활동 보고서 발표
간첩 혐의 씌우고자 성고문 자행
연행자들 “내란사건 조작 회유”
헬기 26대 무장출동 상태도 확인
광주 등 해직 교사 16명·교수 87명

2023년 09월 21일(목) 19:15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내란사건으로 조작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심각한 인권 유린을 일삼으며 간첩 혐의를 씌우려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진압작전 과정에서는 강제 탈의 등 성고문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자행됐으며, 헬기사격의 진위여부를 밝힐 증언과 증거물 등 구체적인 경위도 파악됐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21일 ‘2023년 상반기 조사활동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에는 그동안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현재 21개 직권조사 사건과 138건의 신청사건 중 75건을 조사 중이며 59건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위는 계엄군이 첫날부터 유혈 진압을 한 배경에는 1979년 10월 부마항쟁을 진압한 경험과 정신교육, 강화된 충정훈련, 외출·외박의 불허로 가중된 병사들의 불만, 광주시민을 폭도로 규정한 시각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베트남 참전 경험을 무용담처럼 거론한 일부 계엄군을 통해 다수의 연행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 대검은 월남에서 베트공 여자 유방을 사십 개 이상 자른 기념 칼’이라고 위협하며 남성 연행자의 머리카락을 대검으로 베었다는 구술자료와 관련 진술 등을 확보한데 따른 것이다.

조사위는 또 계엄군이 시위 진압작전 상황이나 연행 중에 강제추행을 했고, 귀가 중인 여성을 야산으로 끌고 가 강간하기도 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군용트럭에 여학생을 납치하듯 태워 가는 모습을 보았다거나 시위 참여자를 연행한 뒤 도망가지 못하도록 도심 한복판에 옷을 벗겨 두었다는 계엄군 등의 진술도 있었다.

1980년 7월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된 후 당시 연행·구금된 자들은 “주로 조작된 사건의 퍼즐을 맞추기 위한 회유 대상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고, 조사위는 자신을 유화적인 태도로 담당해온 수사관으로부터 출소 직전 강간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하기도 했다.

또한 전남대에서 이송해 온 연행자들을 대상으로 계엄군이 가혹행위를 자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계엄군은 연행자들을 광주교도소 외역창고에 구금했으며, 체포된 민간인이 눈동자를 굴렸다는 이유로 담뱃불로 눈을 지져버리는 잔혹한 행위를 일삼았다.

1980년 5월 당시 헬기사격과 관련해서는 광주에 출동한 500MD(12대), UH-1H(12대), AH-1J(2대·코브라) 등 3개 기종 헬기 26대의 무장 출동 상태를 확인했으며, 그 과정에서 헬기사격의 개연성과 관련된 증언과 증거물을 확보했다.

조사위는 당시 광주에 출동한 103항공대 무장사가 1989년 작성한 자필 진술서에서 ‘작전에 참가한 코브라 2대에 20㎜ 무장을 장전하였으며, 1대는 건 드라이브 고장으로 1대만 정상적으로 실탄 장전되었음’을 기록한 만큼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면담조사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5월 22일 오후 2시 15분 광주로 들어온 2대의 코브라 헬기 중에서 1대가 고장 상태로 광주로 들어온 건지 아니면 광주에 들어와서 사격 또는 다른 상황에 의해 고장이 발생한 건지를 명확히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위는 또 5·18 당시 교사와 교수, 경찰, 언론인 등이 해직된 피해 사례와 규모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5·18 관련 해직 교사들은 광주와 전주 일원에서 5·18민주화운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부산, 강원지역에서 광주의 진상을 알리는 유인물 제작에 참여하는 등 이유로 구속·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아 해직됐다.

조사위는 현재까지 16명을 확인했고 이중 2명은 1981년 7월 대전 아람회사건 관련자로 드러났다. 공립학교 교사는 1명, 사립학교 교사는 15명이었다.

교수들의 경우 해직자 수는 모두 87명으로 이 가운데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 ‘광주사태’ 관련으로 예비검속됐다가 재판에 회부돼 해직된 교수는 19명이다.

한편 조사위는 오는 12월 26일 조사를 종료하고 내년 6월 종합보고서를 채택해 대정부 권고안을 제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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