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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버스 못 타…억울한 죽음 다시는 없어야"

학동 참사 2년, 이젠 바꿔야 한다 - <중> 여전한 아픔
추모공간 조성 차일피일 미뤄져
건물 철거 잔해 마무리 작업 한창
"트라우마 치료 멀어서 못받아"

2023년 06월 07일(수) 18:53
“아무리 시간이 흘러간다 한들 그날의 참혹한 사고를 보고 들은 충격과 아픔이 사라질까요.”

광주 학동 붕괴참사 2주기를 이틀 앞둔 7일 오전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

2년 전 17명의 사상자를 낸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아픔의 현장인 이곳 일대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끔하게 정비를 마쳤다.

당시 철거 작업 중이던 5층 높이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쑥대밭이 됐던 도로는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바쁘게 오갔다. 가림막 사이로 보이던 높고 낮은 건물들은 모두 철거됐고 현장에는 철거된 건물 잔해를 옮기는 굴착기만이 지나다니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도로에는 오는 9일 2주기 추모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참혹했던 현장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곳을 지나는 광주시민들은 그날의 사고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시민 이모 씨(57)는 “자주 다니던 거리다 보니 사고가 발생한 이후 수습하는 현장을 매일같이 봤다. 그저 평소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이들을 덮쳤던 상황을 상상하니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이후에도 인재로 인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악몽처럼 학동사고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박모 씨(32)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학동 붕괴사고와 같은 인재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이 마련됐지만, 그날의 충격적인 사고로 인해 광주는 여전히 안전사고로부터 불안한 게 현실이다”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또 터졌고, 다시는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인해 가족과 지인 등이 삶을 떠나는 세상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난 학동 붕괴참사가 오는 9일 2주기를 맞지만, 그날의 충격과 아픔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비록 명도소송을 밟고 있는 구역 내 건물 4동을 제외하고는 모든 건축물 철거가 완료돼 2년 전 붕괴사고의 흔적은 사라졌으나 세월이 흘렀어도 광주시민들의 기억 속에서는 처참했던 현장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공간 조성 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참사 현장 인근에는 추모 비석이나 소형 조형물을 설치하는 조성안과 현재 희생자 9명을 상징하는 나무 9그루를 심는 등 여러 안도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희생자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운림54번’ 시내버스 차체를 보존하는 방안 역시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동구는 현산에 추모 공간 부지 매입과 방식 등에 대한 관련한 전반적인 시안을 요구한 상태다.

동구 관계자는 “학동 참사 유족과 재개발 4구역 조합은 지난달 초 추모 공간 조성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만 공유한 상태”라며 “추모 공간 조성 비용은 현산이 부담하고, 시안 도출 이후 협의체를 모아 구체적인 조성 장소와 추모 방법에 대해 재차 논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학동 붕괴사고 당시 부상자의 가족 A씨는 “사고가 발생한 후 2년 동안 가족 모두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어머니는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해 아직까지도 버스를 타지 못하고 조그마한 소리에도 깜짝 놀라신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센터까지 거리가 멀어 혼자 갈 수 없는 상황이다”며 “부상자나 유가족들의 시간은 2년 전에 멈춰있는데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줄어들고 있어 잊힐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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