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광주 예술의거리 현황도로 ‘통행권 갈등’

주민 “70년 전부터 이용한 곳”
소유주 “불법주차 영업 방해”
구청, 토지주 분쟁 해결 뒷짐
건축위원회 개최한 적 없어

2023년 06월 04일(일) 17:47
동구 예술의 거리 인근(궁동 16-3)에 위치한 현황도로에 길목을 통제하기 위한 차단기가 설치돼 주민들간 갈등을 빚고 있다./민찬기 기자
광주 동구 예술의거리 일대에서 토지 소유주들 간 도로 통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정작 행정당국은 분쟁 해결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도로는 주민들이 수십년간 이용해 온 관습법상 도로인 ‘현황도로’로, 주차장 사업자가 길목 통제 없이는 주차장 영업이 불가능하다며 도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4일 동구 등에 따르면 곽 모씨(50)는 지난 2013년 예술의거리 일원에 갤러리 운영을 위한 건물 부지(동구 궁동 17)와 2015년 주차장 부지(동구 궁동 16-3)를 차례대로 매입했다.

최근 곽씨는 불법주정차 등으로 인해 주차장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입한 땅 위에 주차장 차단기 등을 설치해 길목을 통제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오랫동안 해당 길목을 현황도로로 사용하고 있다며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현황도로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으나 지적도상에 고시되지 않은 도로를 말한다. 주민들은 곽 씨가 통제한 도로는 지난 1954년부터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도로이며, 이전 토지 소유주는 통제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 하고있다.

주민 이 모씨(58)는 “주민들은 이곳을 70년 가까이 사용했고, 본인도 이 도로를 이용해 물건을 싣고 내리며 장사를 했었다”며 “토지소유주가 바뀌면서 한 순간에 도로가 통제된 데다, 길목에 건축 자재를 방치하면서 영업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곽 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갈등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캠코가 현황도로 반대편 국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해 통행할 수 있던 부지를 없앤 데다, 인접 필지를 맹지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반재산을 처분하는 경우 국유재산법에 따라 처분 계약을 공고해 일반경쟁을 부치도록 하고 있다.

곽 씨는 “초기에는 길목을 통제를 하지 않았지만 불법주정차로 인해 통제 없이는 주차장 영업이 불가하다”며 “토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뿐인데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또 “주차장 영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차량만 통제한 것이고, 보행자의 통행은 가능하다”며 “애초에 국유지가 유지돼 반대편으로 통행이 가능했다면, 주민들의 피해가 줄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캠코 관계자는 “해당 국유지를 매각할 때 인접 필지는 담장 경계가 확실하면서 출입문이 반대편에 있었다”며 “매입자는 일반재산인 국유지를 마당으로 점유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외 조항에 따라 계약엔 문제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동구의 안일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시 건축 조례를 살펴보면 주민이 장기간 통행로로 이용하고 있는 도로는 허가권자가 이해관계인의 동의 없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로로 지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동구가 1954년부터 현황도로로 사용했던 이곳을 도로로 지정하기 위해 심의를 진행하거나 위원회를 개최한 적은 없다.

동구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소유주가 바뀌면서 갈등이 발생해 이전에는 건축위원회는 따로 개최하지 않았다”며 “법적인 부분을 검토해 빠른 시일 내로 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민찬기 기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