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불안하지는 않지만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져서 습관처럼 쓰고 다녀요.”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 첫 날인 1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내과의원.

이날 시민들은 방역조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의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출입문에는 ‘마스크 착용 후 출입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도 붙어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채 엘리베이터를 탄 한 환자는 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썼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대기실에 앉아있던 한 환자는 어디선가 들리는 기침소리에 다시 마스크를 올리기도 했다.

감기 증상이 있어 내원한 박 모씨(67)는 “의원과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들었지만 마스크를 벗는게 어색하다”며 “3년여간 마스크를 쓰고 다녔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습관처럼 착용하게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되지는 않지만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에는 착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온 양 모씨(42·여)도 “아이가 마스크 착용을 답답해하긴 하지만 병원을 찾을 때에는 반드시 착용 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병원에서 마스크를 안쓰면 어색하고 불안하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독감이나 다른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계속 착용 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동구의 한 약국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손님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간혹 마스크를 벗은 손님도 방문했다.

마스크를 쓰고 들어온 한 환자는 주변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내리고 처방받은 약을 먹기도 했다. 반면 밴드나 파스 등 일반 의약품을 사러 온 손님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방문했다.

마스크를 벗고 있던 김 모씨(63)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로 벗고 다녔는데, 약국에서 가벼운 의약품을 살 때마다 마스크를 찾아 헤매야 했다“며 ”완전한 일상적인 생활들을 찾아가고 있는것 같아 후련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약사 박희란씨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온 손님들은 애초에 병원을 찾을 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반면 일반 의약품을 구매하는 손님은 간혹‘노마스크’로 방문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이날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는 ‘7일 의무’에서 ‘5일 권고’로 조정됐다.

격리 의무 해제와 함께 마스크 착용 의무가 남아있던 의원급과 약국에서도 자율 착용으로 바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김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