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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담에 다시 집으로…'리터루족' 는다

1인 가구 한 달 평균 생계비 241만원
전년대비 9.3%↑…도시가스 32.5% 급등
67.7% "경제적 여건 부족해 독립 못해"

2023년 05월 29일(월) 17:50
나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양모씨(32)는 최근 자취를 시작한 지 3년 반만에 본가인 광주 북구 양산동 집으로 돌아왔다. 각종 공과금과 월세, 보험비 등을 납입하면 남는 돈이 하나도 없어서다.

양씨는 “지역이라 월세가 그리 비싸지 않으니 차라리 교통비와 시간을 아껴서 전세자금을 모으자는 생각으로 자취를 결심했는데, 자취 후 생활비에, 공과금에 안 오르는 것이 없어 오히려 계획이 틀어졌다”며 “어차피 금리도 높고, 최근 전세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당장 전세자금을 모으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차라리 집에 다시 들어가 식비와 공과금 등을 아끼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될 것 같아 본가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통근이 조금 힘들어질 것 같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한 달 기름값이 월세보다 더 싸니 손해도 아니겠구나 싶다”고 말했다.

물가를 시작으로 금리, 전기·가스 등 공과금에 전세사기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독립한 청년들이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리터루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2년 실태생계비’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전월세로 거주하는 비혼·1인 가구 한 달 평균 생계비는 241만원으로 전년 대비 9.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로 구성된 12개 항목 중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주거·수도·광열비로, 한 달에 53만여원, 전년대비 22.3% 급증했다. 그 뒤를 이어 음식·숙박비가 36만여원으로 14.9%, 교통비가 21만여원으로 8.8%,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5만여원으로 6.5% 늘었다.

주거비 부담은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는 전년동월대비 6.1% 상승했다. 전세는 0.9%, 월세는 0.7% 각각 상승했으며 공동주택관리비 또한 5.3% 높아졌다.

공과금 분야로는 도시가스가 32.5%로 급등했고, 지역난방비도 30.9%, 전기료는 22.5% 올랐다. 통계청의 이번 소비자물가 동향 결과가 4월을 기준으로 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 15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1인 가구의 공과금 부담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해 전국 약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2022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의 57.5%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7.7%는 아직 독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경제적인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56.6%로 가장 많았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합적으로 비혼인구의 부모 동거율이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비혼인구가 적어도 주거 면에서 자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혼인구의 연령, 성, 계층, 경제활동 등 상태의 다양성을 고려해도 여전히 개인들의 선호가 부모·자녀가 의존적 관계를 원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제약 조건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와의 동거를 지속하거나 비동거 부모에게 계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은 제도와 정책의 문제로 더욱 심화된 연구를 통해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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