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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글쓰기는 딱딱…서로의 입장 이해됐어요"

묘역·항쟁 장소 투어 식상
연극 참여 관심 공감대 형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필요
■5·18교육, 미래세대와 소통하자
<3>산정중 연극 체험

2023년 05월 24일(수) 18:44
15·18민주화운동 43주기를 추모하는 연극 ‘봄볕 내리는 날’의 주역인 광주 산정중학교 이동철 교사와 김형준·류예은·손현기·최원준·노건휘 학생이 분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태규 기자
지난 23일 오후 1시께 광주 광산구 산정중학교 소강당에는 이동철 교사와 학생 5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 43주기 추모하는 연극 ‘봄볕 내리는 날’의 주역들이다. 작품은 이동철 교사가 기획하고 대본을 작성해 학생 등 30여명이 배우와 스텝으로 참여했다.

작품은 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무차별 학살을 당한 송암동 사건을 담고 있다.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이 할아버지 대신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며 사과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며 5·18의 진실 규명과 화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계엄군 역할을 맡은 김형준 학생(3학년)은 “대본을 보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공감하고, 등장 인물들의 감정에 충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군은 “수업시간에 5·18을 교과서로 배웠는데 지루하고 재미도 없었다”며 “우리 학교는 세월호, 5·18 등 계기 수업을 통해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다.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면서 공감 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예은 학생(2학년)은 “5·18을 전쟁 등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했는데 연극을 통해 맡은 배역의 입장을 이해하고 감정과 고뇌 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류 양은 “교과서나 영상, 글쓰기로 하는 수업은 너무 딱딱하고, 5·18묘역 방문 등 체험학습은 식상하다”며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문화가정, 외국인들에 대한 5·18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현기 학생(2학년)은 “맡은 배역이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을 따르지만 그 명령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계엄군 소위였다”며 “세월호, 5·18 관심이 많아 수업할 때마다 슬픈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 연극을 하고 나서는 ‘광주’라는 도시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마음에 새겨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연극을 계기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입장을 공감하게 됐다”며 “당시 계엄군들의 행동은 인간적, 양심상으로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상부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감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원준 학생은(2학년) 주인공인 계엄군 대위를 맡았다. 가해자이자 5·18 트라우마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피해자 역할이다.

최 군은 “연극을 통해 가해자, 명령을 거부하지 못한 군인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도 경험해봤다”며 “죽지 않기 위해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따라야 했던 인간적 고뇌를 제대로 느겼다”고 설명했다.

최 군은 “전국 일선 학교들이 5·18을 영상으로만 시청 하지 말고 직접 체험을 한다면 아픈 역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며 “무거운 주제이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에 이렇게 잔혹한 비극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국에 바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철 교사는 “올해 3월 전우원씨가 광주에 와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해자들 속에서도 일부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점과 가해자들의 반성과 사과, 포용 등을 대본으로 써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5·18의 역사와 맡은 배역을 연기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등 다양한 시각에서 5·18을 접근하고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미래세대에게 5·18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황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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