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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룸은 단속 안하면서"…룸카페 업주들 뿔났다

여가부, 영업예시 포함 등 개정
"불건전 장소 특정 지침은 부당"
'자유업' 편법 운영 악용 우려도

2023년 03월 26일(일) 18:09
“방문마다 투명 유리창이 있는 데다 침대도, 화장실도 없는데 청소년 유해업소라니요. 정작 모든 것을 갖춘 파티룸은 자유업으로 등록해 단속을 빠져나가고 있어요. 저희만 억울합니다.”

최근 청소년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밀실 구조의 신·변종 룸카페에 대한 단속 기준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 탈선의 온상지라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관계 당국이 광주지역 유사 시설을 대상으로 일제 단속에 나섰지만, 점검 대상 업종을 특정할 수 없는 탓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같은 지침으로 불건전 장소로 낙인찍힌 룸카페 업주들은 ‘룸카페’로만 특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6일 광주 동구의 한 룸카페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이 룸카페는 방마다 여닫이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방문 눈높이에 좁고 긴 투명창이 있어 내부를 훤히 내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여가부 시설기준보다 창문 크기가 작아 모든 방문을 철거하라는 시정 명령을 받았다.

룸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모텔처럼 꾸며놓은 일부 룸카페 때문에 모든 룸카페가 불건전한 시설로 낙인찍혔다”며 “오히려 침대, 개별 화장실 다 갖춘 파티룸이 변종 룸카페 모습과 똑같지 않냐. 정작 파티룸은 단속을 안 하고 룸카페만 저격하니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북구의 한 파티룸은 지자체의 단속을 비껴갔다.

무인으로 운영하는 이곳은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면 침구와 TV, 주방시설, 냉장고 등이 준비돼 있어 펜션 등 숙박업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방마다 개별 화장실도 구비돼 있고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다. 청소년들도 동성끼리 예약한다면 이용할 수 있다.

파티룸을 운영하는 B씨는 “직접 사 오거나 배달한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낮 시간에 동성끼리라면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다”며 “최근 청소년 출입과 관련해서 지자체가 점검을 나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영업예시에 ‘룸카페’를 포함하는 등 결정고시를 일부개정, 지난 15일부터 20일간 행정 예고했다. 기존 고시에서도 밀실로 된 룸카페는 청소년 출입금지 대상이었다. 그러나 일반음식점 등으로 허가·신고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 영업예시에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인 ‘룸카페’를 명시한 것이다. 다만 룸카페라 하더라도 밖에서 보이는 공간으로 구획돼 있으면 청소년 출입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시설 기준을 제시해 개정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지난달부터 룸카페뿐만 아니라 만화카페, 보드게임 카페 등 시설 형태가 유사한 일반·휴게음식점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들을 특정할 수 있는 별도의 업종 구분이 없는 탓에 지자체는 점검 대상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형국이다. 특히 공간대여업이나 자유업으로 영업 신고한 파티룸 등 일부 업장은 지자체의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다. 식음료를 제공하는 룸카페와 만화카페, 보드게임 카페 등은 일반·휴게음식점으로 영업 신고한다. 반면 파티룸은 일부만이 숙박업이며 대부분은 공간대여업이나 자유업으로 영업 신고한다.

기존에도 룸카페와 파티룸 등은 별도로 구분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닌‘자유업’으로 등록해 편법 운영하는 수법이 악용됐다. 현행법상 모텔 등 숙박시설은 반드시 구청의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 경우 사업자 등록만 하면 구청의 허가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룸카페 등 논란이 된 업체들은 별도로 구분할 수 있는 업종이 없어 단속 대상을 특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유사한 시설로 운영하는 업체를 찾아다녀야 한다”며 “단속을 피해 가는 업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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