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타격이 좋아진 것을 저 자신도 느끼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규성(26)이 올 시즌 내야 주전을 욕심내고 있다. 그동안 수비에 비해 타격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규성은 호주리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올해 시범경기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김규성은 지난 20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앞선 지난 16일 키움전에서는 균형을 깨는 홈런포를 날리며 업그레이드된 장타력을 보였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규성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비와 주루에 비해 타격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기록은 통산 227경기 타율 0.173, OPS 0.487이다. 아쉬운 타격에도 1군에서 꾸준히 기용된 것은 안정적인 수비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8년 차를 맞는 올 시즌은 다르다. 호주에서의 경험으로 타격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김규성은 지난해 11월 호주 프로야구리그 질롱코리아에 파견을 다녀오고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파견이 예정됐던 김도영(20)의 부상으로 대신 질롱코리아에 합류한 김규성은 그곳에서 27경기에 출전해 3홈런 13타점으로 3할에 가까운 타율(0.281)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만난 김규성은 “질롱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호주에서 계속 시합을 나가다 보니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됐다”며 “경기를 뛰다 보면 타이밍이 잘 안 맞을 때가 있어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발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규성에게 힘이 된 것은 이병규 질롱코리아 감독의 조언이다.

김규성은 “호주 첫 경기에서 삼진만 4개를 당했다. 이병규 감독님께 내 타격에 대해 여쭤봤는데 ‘타석에서 자신감이 없다. 내 스윙을 못한다’고 지적하시더라. 그 말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내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타석에서 스스로가 어떤 공을 칠지 선택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자세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에는 내 스트라이크존에 왔다 싶으면 공을 적극적으로 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도 나오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규성이 호주에서 복귀 후 연습·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단연, 간절함을 더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주전이 가장 욕심난다. 좋은 기회가 찾아와 주전이 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백업이 된다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타격에서 기복이 있지만 내 루틴에 꾸준한 연습을 더하겠다. 좋은 감각을 유지해야 그런 기회도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작년, 재작년에 비해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타격 타이밍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3시즌 개막이 눈앞이다. 지난 2020년 103경기에 출장하며 풀타임을 경험하기도 했던 김규성이 타격에서 실력을 입증한다면 언제든 내야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치열한 KIA 내야 경쟁을 뚫고 백업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김규성의 활약이 기대된다.



/조혜원 기자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KIA 타이거즈 김규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