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경기도 안 좋은데 차라리 돈 벌자"…'혼설족' 늘었다

"고향 가봤자 스트레스만 쌓여"
시급 높을 때 알바로 목돈벌이
'선물 중고거래' 짠테크도 성행

2023년 01월 24일(화) 17:43
“요즘 경기도 안좋은데 세뱃돈·교통비·상차림비 등 명절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명절문화도 시대 흐름에 맞춰 달라져야하지 않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리두기 없이 처음 맞는 설날이지만 올해도 명절을 혼자 보내려는 ‘혼설족’이 크게 증가세를 보이며 명절나기 모습을 바꾸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명절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거나 잔소리와 가사노동 등 ‘명절 증후군’을 회피하는 시민까지 다양한 이유로 명절 문화가 퇴색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명절 선물로 받은 상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려 되팔고 필요한 생활물품을 구입하는 ‘명절테크’ 가 활발히 진행됐다.



◇ “시급 높은데 돈 벌어야죠”

전남 광양이 고향인 대학생 이 모씨(25)는 이번 설 연휴 4일 내내 광주시 서구의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고향을 방문하는 시간과 교통비 등이 부담스럽고 어른들의 잔소리가 걱정돼 고향 방문을 고민하던 중 평소보다 시급 3,000원 높은 구인 광고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 씨는 “고향에 가 잔소리나 듣고 잘 쉬지도 못할 바에 용돈을 벌어놓는게 더 나아보였다”며 “4일 동안 40만원 넘게 벌었다. 부모님은 다음주에 찾아뵙고 앞으로도 명절 고향집 방문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절 높은 시급을 노리고 고향방문 대신 아르바이트로 연휴를 보낸 청년들이 적지않다.

설 명절 직전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성인남녀 2,66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54.0%가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38.8%)에 비해 15.2%p 상승한 수치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복수 응답)는 ‘단기 용돈 벌이(39.8%)’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기존 아르바이트를 하던 경우(32.6%)’ ‘여행경비, 등록금 등 목돈 마련(25.6%)’등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특별한 계획이 없어서(17.2%)’ ‘연휴 알바의 시급이 높아서(16.7%)’ ‘최근 물가인상으로 소득이 빠듯해서(15.3%)’ ‘친척들과의 만남,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7.0%)’등이 뒤를 이었다.



◇ 명절 선물 중고거래 활발

당장 쓸 일이 없는 명절 선물을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명절선물 되팔이’도 유행하고 있다.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명절 선물 판매하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고거래에 나온 물품 중에는 통조림·식용유·홍삼·말린 해산물 등 식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대로 싼 가격에 식품을 구매해 비축하려는 젊은 자취생들도 있었다.

서구 쌍촌동 주민 장 모씨(29)는 “자취생에게는 명절이 생필품을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며 “올해 회사에서 받은 상여금은 참치·햄·샴푸 등을 샀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걱정이었는데 앞으로 1년은 걱정없이 살 수 있겠다”고 흐뭇해했다.



◇ ‘명절 비용’ 스트레스

매번 큰집에서 차례를 지냈던 주부 송 모씨(53)는 올해 처음 시골을 방문하지 않고 소규모로 가족끼리 명절을 보냈다.

송 씨는 “명절 한 번 보내려면 100만원은 우습다. 하지만 최근 남편 사업도 잘 풀리지 않아 명절을 보내기엔 앞으로 생활이 너무 빠듯할 것 같았다”며 “또한 상차림·설거지·성묘 등 노동이 너무 힘들고 취업준비생인 딸은 잔소리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24일 취업정보 플랫폼 인크루트가 회원 828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은 설 연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스트레스 지수를 묻는 문항에 39.5%가 ‘매우 높다·약간 높다’고 응답했으며 ‘매우 낮다’(7.6%) 또는 ‘약간 낮다’(16.9%)는 답은 비교적 적었다.

스트레스 이유로는 가장 많은 21.8%가 ‘명절 비용 지출’을 손꼽았고 ‘적어지는 개인 자유시간(17.3%)’, ‘가족 간 의견 다툼(15.2%)’, ‘잔소리(12.2%)’ 순으로 응답했다.

명절 비용 지출이 얼마나 부담스럽냐는 질문에 ‘매우 부담’(12.8%), ‘약간 부담’(34.2%), ‘보통’(32.7%)이라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송 씨는 “가족 4명이 외식하고 근교 나들이까지 다녀왔는데도 지난 추석 대비 20% 비용만 지출했다”며 “가족들도 ‘연휴다운 연휴를 보냈다’며 만족해했다”고 덧붙였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