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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특화단지, 로드맵부터 서둘러라”

시도, 밑그림 없이 균형발전 목청만
최대 강점 부지 선정도 ‘지지부진’
기업유치도 난항…오늘 꿈뜬 추진위
양향자 “비전·그랜드플랜 급선무”

2022년 09월 26일(월) 18:32
민선 8기 상생 1호 과제로 반도체특화단지 조성을 내세운 광주시와 전남도의 대응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반도체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공모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광주·전남은 아직 이렇다할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이란 틀에만 매몰돼 정부의 ‘선처’만 바라보는 형국으로,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시도는 오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광주·전남 일원 1,000만㎡(300만평) 부지에 시스템 반도체특화단지 조성을 계획중이다. 예상 사업비는 국비 1조7,000억원, 지방비 1조원, 기타 2조3,000억원 등 총 5조원이다.

반도체특화단지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6·1지방선거 당시 시도 상생 1호로 꺼내들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강 시장이 영·호남 8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동맹’ 구상을 밝혔고, 김 지사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김 지사는 6월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까지 참여했고, 전남도도 8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산업국에 반도체팀을 신설했다. 광주시도 8월 조직개편을 통해 차세대산업과 소속 반도체 산업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시도의 특화단지 유치 움직임은 멈춰섰고, 현재까지 이렇다할 활동도 없는 상태다.

27일 출범하는 유치 추진위원회가 그나마 성과다.

시도는 추진위 실무를 총괄할 단장을 반도체 전문가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며, 현재 면접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임명할 예정이다.

광주·전남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사이 경쟁 지자체들은 서너발 앞서가고 있다.

대전시는 ‘나노·반도체산업 육성 비전’을 선포하고 반도체 산단 조성을 이미 시작했고, 대구·경북도 구미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지 오래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을 경제부지사로 영입한 강원도도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인천시는 최근 ‘반도체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까지 열었다. 인천은 그동안 다양한 인센티브 전략 등을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1,600개를 유치하는 등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반면, 광주·전남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던 부지 선정도 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도가 광주와 장성 인접 지역 1,000만㎡ 규모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검토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후보군 중 하나인 광주 첨단 3지구와 장성 부근에 장성댐 등 댐 5개가 있고, 영광 한빛 원전과 전남의 RE100 산업벨트 등 특화단지 조성의 필수인 산업용수와 초고압 전력망 등을 갖췄다”며 “11월 정도면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도체 특화단지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기업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전남도는 올해 초 SK하이닉스를 유치키로 하고 의사를 타진했지만, SK는 경기 평택으로 투자를 선회했다. 시도는 현재 대기업 유치가 어렵다고 보고 중견·중소기업 유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의 굼뜬 움직임에 대해 지역 출신 인사마저도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양향자 위원장(무소속·광주 서구을)은 이날 전남매일과 통화에서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그랜드플랜과 더불어 구체적 로드맵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광주·전남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의지는 크지만, 기업유치와 인재양성 등을 위한 치밀한 분석이 수반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며 “반도체는 다양한 산업과 기술이 모여야 가능한 산업으로,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교육·의료·문화·일자리·교통·정주 여건 등을 모두 고려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광주·전남은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뒤지는 현실부터 인식해야 한다”며 “이를 반영한 비전과 로드맵이 급선무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반도체특화단지 후발 주자격인 광주·전남이 차별성과 목표점 없이 균형발전이라는 당위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은 비수도권 지역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에 광주·전남만의 비책이 될 수 없는 만큼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계획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4일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10~11월 수요 조사에 이어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월께 반도체특화단지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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