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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원들, 전남 의대 설립 '찬물'

김원이·소병철·김회재 특별법 남발
김승남 개정안…주철현도 논쟁 가세
민주 지도부는 전북 공공의대 힘 싣기
총선 염두 자중지란…혼란 만 가중

2022년 09월 21일(수) 18:12
전남 의대 설립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들이 외려 논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곳에 역량을 집중해도 의대 설립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서부로 나뉜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관련 특별법 등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소지역주의에 매몰된 ‘그들만의 리그’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역 정치권이 자중지란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이들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전북 공공의대 설립에 힘을 실어주는 등 전남의 입지만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남 의대 설립을 둔 특별법은 지난 5월 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이 ‘목포대 의대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본격화됐다.

김 의원의 법안은 ▲의과대학 입학정원 100명 내외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 간 전남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 또는 공공보건의료업무 의무 복무 등을 담고 있다. 15명의 공동발의자 중 광주·전남에선 조오섭·서삼석 의원이 이름을 올린 특별법은 소관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 법안 소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 의원에 이어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지난 8월 ‘전남 의과대학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도내 국립대에 의대를 설치한 뒤 동서부 각 권역별로 캠퍼스를 두는 ‘전남형 융합캠퍼스 모델’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정 비율의 학생들을 졸업 후 10년간 지역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은 김원이 의원 특별법과 대동소이하다. 소 의원의 법안 역시 교육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아직 상정되지 않아 논의 자체가 미뤄지고 있다.

여수가 지역구인 김회재 의원도 오는 10월을 목표로 특별법을 준비중이다.

김 의원의 ‘전남 의과대학 설치 및 국립대학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특별법’은 순천대에 의대를 설치하고 병원은 여수, 간호대학은 광양에 세워서 각 시가 협업하는 형태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윤재갑·신정훈 의원 등 11명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은 인구수와 교통 등을 고려해 국립대학병원이 분원을 두도록 강제해 지역응급의료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대병원이 전남에 분원을 두는 식이다.

여기에 주철현 의원(여수갑)도 ‘전남대-여수대 통합’을 매개로 논쟁에 가세한 형국이다. 주 의원은 지난 2005년 전남대-여수대 통합시 맺은 양해각서를 근거로 여수캠퍼스 의대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당시 교육부장관-전남대총장-여수대총장이 협력한 이행 협약서에는 ‘한의대(한방병원 포함) 설립을 인가받아 여수캠퍼스에 둔다’, ‘의료기관(전문병원 등)을 통합 완성 전까지 여수캠퍼스(국동)에 설치 운영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수대 총동문회장과 여수시장이 ‘한의대 및 전문병원 설치’ 약속을 믿고 동문들과 여수시민들을 대표해 대학 통합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했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주 의원은 “정부도 직접 책임이 있는 것이 교육부 공문서를 통해 확인됐다”며 “정부와 전남대는 지금이라도 여수대 동문과 여수시민들에게 사죄하고 미이행 내용에 대한 책임 있는 추진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남 의대를 둔 지역 국회의원들의 우후죽순 법안 발의 등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대동소이한 법안 내용에 설립 지역만 다른 특별법이 동·서부간 유치 갈등 등 소모적 논쟁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우선 나온다.

또 1년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을 염두, 도민의 오랜 숙원인 의대 설립을 실적 쌓기, 이미지 쇄신용으로 활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잖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장기 표류중인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 남원 설립법 처리에 힘을 실어주면서 전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전북도청에서 현장 최고위를 주재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북 공공의대 설립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면서 “지역균형 발전 측면을 넘어 이보다 근본적인 지역균형 복지이자 지역간 의료체계 격차 해소 측면에서 접근하겠다. 공공의대 설립이 실질적 진척이 있을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21일 “지역 정치권이 한 곳으로 힘을 집중해 의대 신설 시기를 확실히 앞당기고 확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에 잇따르는 법안 발의는 소모적 논쟁 등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남과 전북은 물론 경남 창원, 경북 안동·포항, 충남 공주, 부산 기장,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의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특정 대학과 지역을 명시한 법안도 넘쳐나고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도민의 30년 숙원 해결을 위해 서둘러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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