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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을 맞이하며

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

2022년 08월 18일(목) 18:43
지난 6월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 광장에서 개최된 플라시도 도밍고의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당일 6,500명 이상의 관객이 모인 해당 공연장은 한 개의 대형 스크린과 양쪽의 서브 스크린을 마주하고 의자와 의자 사이의 폭이 없을 정도의 객석으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조성돼 있었다. 고가의 공연임을 감안하면 관객 대접 소홀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해당 공연장이 BEXCO 옆 큰길가에 있었기에 도로를 지나는 대형 트럭들의 소음, 경적소리 등이 끊임없이 공연 중간 중간에 들려왔고, 비까지 올 듯 말 듯 어수선했음에도 관객들은 가수에 집중해서인지 어느 누구하나 불평이 없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가는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화장실도, 커버만 씌운 VIP용 플라스틱 의자에도 역정을 내거나 볼멘소리 내는 사람 하나 없었다. 관객들은 정말 몰아지경에 빠진 듯 열정과 실력을 다해 부르는 가수들의 몸짓과 소리에 열광할 뿐이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 취임 이후, 재임기간 광주시민 30% 이상이 전당을 다녀가고 전당의 콘텐츠를 향유하게 하겠다는 꿈을 가진 나는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며 ACC의 마당, 아시아문화광장이 그러한 관객들과 열기로 가득찬 모습을 상상했다. 전당이야말로 자동차 경적소리나 외부의 잡음이 스며들지 않는 공연을 하기에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그런 공연장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강열한 의지가 생겼다.

내가 이런 의지를 내비치자 어떤 이들은 부산과 광주가 인구 규모면에서나 문화예술의 소비자로서의 티켓 구매력, 서로 가진 관광자원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월 진행되는 ACC 브런치 콘서트나 빅도어 시네마 등 다양한 유·무료 공연, 전시장을 꽉 채우는 관객들이 모이는 ACC에서 하루를 보내는 내가 보는 것은 그들과 다르다. 광주 시민들과 ACC를 사랑하는 관객들은 좋은 콘텐츠와 원하는 아티스트가 있는 공연마다 매진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장을 꽉 채우곤 했기에 언제든 그런 질 높은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만 있다면 광주 시민들 또한 관심과 사랑으로 대할 것이다. 3년 여만에 야외 페스티벌로 돌아오는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 광장격인 ACC 아시아문화광장에서 메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기에 공간이 품을 수 있는 관객의 수나 공연의 질을 가늠하고 문화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좋은 공연들이 그 공간에서 있어왔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줬지만 목표를 가지고 바라보는 이번 페스티벌은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오는 26~27일 전당에서 개최되는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은 2010년 최초 개최 이후 올해 13회를 맞이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과 실내에서 진행하던 페스티벌이 3년여 만에 국내외의 월드뮤직스타들이 대거 초청돼 관객들과 호흡하는 야외 음악 페스티벌로 돌아온 ACC 브랜드 음악축제다. 물론 아직은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국가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해외 아티스트들과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이틀 동안 관객들에게 대대적으로 다채로운 음악의 세계를 선사하려 준비하고 있다.

ACC 내부의 아시아문화광장, 예술극장 빅도어, 5·18민주광장 등에서 흥겨운 월드뮤직들로 장식될 8월의 마지막 주말은 ACC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면서 길었던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축제의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길 권유드린다.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의 브랜드 비전은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이나 WOMEX처럼 많은 세계인들이 찾는 ACC 뮤직페스티벌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다양한 콘텐츠의 구성을 위해 예산의 확보가 좀 더 이뤄져야 하고, 지역민들의 지지와 참여가 더 많이 필요하다. ACC재단에서는 ACC 환경에 최적화된 질 높은 콘텐츠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페스티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역에서 사랑받는 전당이 되어야 한반도를 너머 아시아, 세계 각지의 아티스트들과 관광객들도 찾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4차 최종 종합계획안이 발표됐고 민선 8기 임기가 많은 정책과제를 가지고 시작됐다. 광주는 조성사업의 완결을 위해 전 분야에서 민·관·정·학계가 한뜻이 돼 매진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전당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예술 중심, 나아가 아시아를 향한 문화예술의 창이 되기를 위해서 우리 ACC 재단도 전당의 내외적 환경과 시설역량을 최대로 활용한 최적화된 콘텐츠를 발굴해 광주시민에게 나아가 온 국민들에게, 아시아인들에게,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여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발산하지 못한 여름의 열기와 열정이 있다면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 날려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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