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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대물림…사립대학 ‘족벌경영’ 심각

광주대 설립자부터 3대째 '세습'
동신대·동강대 등 법인 직접 임명
대학 사유화·학사 부정 비리 우려
“공공·투명성 강화 대책 마련을”

2022년 08월 15일(월) 18:22
광주·전남지역 상당수 사립대학에서 설립자의 가족과 친인척이 총장을 맡는 이른바 ‘족벌 세습’ 경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광주대학교와 동신대학교에서 학교 설립자의 손자와 손녀가 총장직을 이어받아 대학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논란의 불씨가 재점화되고 있다.

직선제로 선출되는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의 경우 법인 임명제를 통해 사실상 총장 자리를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폐쇄적 대학 운영으로 각종 부정 비리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지역 대학가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 소재한 대학은 총 36곳으로, 이중 사립대학은 24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광주는 13개 대학, 전남은 11개 대학이다.

특히 광주·전남지역 상당수 사립대학에서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총장을 임명하는 ‘법인 임명제’를 통해 총장을 선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 호심학원 이사회는 최근 광주대 신임 총장으로 김동진 교수를 선임해 논란을 빚고 있다.

호심학원 설립자부터 3대가 총장직을 이어가는 것으로, 가족이 학교 운영에 전방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족벌 체제를 굳게 다졌다는 지적이다.

광주대 뿐만 아니라 동신대도 신임 총장으로 이주희 교수가 선임돼 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한 가운데 대학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 신임 총장은 초대 총장인 고 이상섭 총장과 6~7대 총장을 역임한 김필식 총장의 차녀이자 학교 설립자인 고 이장우 이사장의 손녀다.

동신대 일가인 동강대 역시 후성학원 설립자의 딸인 이민숙 전 후성학원 이사장이 동강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광주여대도 송강학원의 설립자의 며느리인 이선재씨가 총장을 맡아 대학을 이끌어오고 있다.

서강학원 설립자의 아들인 김정수 서영대 총장도 지난 2004년 제14대 학장으로 취임한 뒤 18년째 대학을 맡고 있으며, 설립자의 사위인 광신대 정규남 총장 또한 1997년 임기를 시작해 최장수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대도 박기인 성인학원 이사장의 아들인 박상철씨가 총장을 맡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이사장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의 관계에 있는 사람은 학교의 장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이사회가 정수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 교육부에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다.

즉, 사립학교법의 예외 조항을 악용해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을 직접 임명하는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사학재단 비리 없이 건전하게 운영되는 사립대도 있겠지만, 그동안 친인척 중심의 대학운영을 통한 회계 부정 등 학사비리가 끊임없이 터지면서 총장 임명제 방식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권인숙 국회의원이 발표한 사립(전문)대학법인 재정운영 실태 진단 보고서를 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교육부의 사학법인 종합감사 결과, 지적된 법인 재정운영의 문제점은 다양했다. 교비회계에서 재산세를 납부하는 등 기본재산 관리 부적정과 개인 비용을 법인회계에서 대납하거나 근거 없이 수당 등을 지급하는 등 재정운영의 방만함도 지적됐다.

특히 대학 매점 운영권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지역 A 대학 전 총장과 이사가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 하면, 교수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고 피부과 무료 시술까지 받아 온 B 대학 총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설립자의 가족과 친인척이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교경영을 장학하거나 외부 인사가 참여할 기회를 막는 등 대학 사유화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만큼 공공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사유재산으로 운영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하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사학 공공성,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책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성재 조선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그동안 고등교육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국가는 사학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감사 부재 또는 부실로 사학비리를 척결하지 못했다”며 “사립대학 재단을 공익형 이사제로 전환해 투명성,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고, 국공립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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