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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많았는데”…랜덤박스 사기 상술 ‘주의보’

대형마트서 1게임당 5천원·1만원
고가물건 미끼로 소비자 현혹
대개 투입 대비 저가 상품 수령
확률 공개 안돼 고객 기만 지적

2022년 08월 03일(수) 18:41
“큰 기대는 안 했지만 막상 사용할 곳도 없고 투입한 금액보다 싼 상품이 나오니 실망감이 커요.”

3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의 한 대형마트 랜덤박스 자판기 앞. 한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상품을 구매한 뒤 기대에 가득 찬 모습으로 자판기에서 나온 상자를 열어보고 있었다.

상자에서 나온 물건은 물병. 이들은 탄식을 내뱉고는 아쉬운지 2차례 더 뽑기에 참여했지만 디자인이 다른 물병과 비누받침대 등 별 볼 일 없는 상품들만 나왔다.

주부 김 모씨(40)는 “처음에는 아이가 원해서 구매했는데 중독성이 생겨 두 번 더 뽑기를 하게 됐다”면서 “큰 기대는 안했지만 똑같은 물건이 나오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투입한 금액보다 훨 씬 싼 물건이었다. 상술에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안좋다”고 토로했다.

서구의 또 다른 대형마트도 마찬가지. 자판기 주변을 지나가는 아이들은 앞에 멈춰 한참 동안 관심을 보였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다그치거나 성화에 못 이겨 랜덤박스를 구매했다.

한 초등학생은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물병이 갖고싶다며 상자를 구매했지만 온라인으로 1,000원 대에 살 수 있는 과일 모양 핸드폰 액세서리(그립톡)가 당첨됐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랜덤박스 자판기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상자를 구매하는 것으로 가격은 각각 5,000원과 1만원이다.

자판기에는 상품으로 추정되는 물건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닌텐도, 스마트워치, 드론 등 고가의 상품은 눈에 가장 띄는 중앙에 위치했으며 그 외 장난감, 손거울, 열쇠고리 등 수 십 개의 간단한 상품은 작은 크기로 붙어있었다.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며 최근 새로운 소비문화로 떠오른 ‘랜덤문화’가 인간의 기대심리를 등을 이용한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떠한 상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데다 고가의 상품이 나올 확률도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랜덤박스가 최근 모바일·온라인 게임 속 확률형 유료 뽑기 아이템과 고가 상품을 미끼로 싼 상품을 배송하는 온라인마켓 상술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쏟고 있다.

실제 SNS 등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대형마트와 똑같은 자판기에서 랜덤박스 50여 개를 구매한 뒤 열어봤더니 모두 상품값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 물건들만 나왔던 동영상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오프라인에서도 뽑기 상품과 당첨 확률 등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일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러한 형태의 뽑기는 확률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리스크가 크지만 기대심리에 의해 소비가 이뤄진다”면서 “소비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상품 정보와 확률 등을 명시하는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랜덤박스 자판기는 쇼핑을 하는 고객들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업체에 공간을 대여해준것”이라며 “마트뿐만 아닌 영화관 등 전국의 상업시설 곳곳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되며 수리 등 모든 관리는 자판기 업체 소관”이라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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