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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와 분리 안 돼”…신변보호 여전히 ‘미흡’

광주 ‘경찰 안전조치’ 요청 증가세
피해자 여성 대상 강력범죄 잇따라
스마트 워치 등 제도 실효성 의문
위치 파악 어렵고 돌발상황 대처불가

2022년 07월 04일(월) 19:53
[전남매일=홍승현 기자]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살인 등 보복범죄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변보호용으로 지급하는 ‘스마트 워치’의 경우 실내에서는 가해자의 위치 파악이 어렵고, 돌발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탓에 범죄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안전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개편된 ‘범죄피해자의 위험 등급’ 역시 강력범죄를 원천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도읍 국회의원(국민의힘)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8~2021년) 광주지역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신청 승인은 1,680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8년 246건, 2019년 391건, 2020년 415건, 2021년 628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범죄가 법제화된 것이 안전조치 요청 증가에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는 범죄 피해 또는 보복 우려가 있는 범죄 피해자 및 신고·목격·친족 등은 요청 시 일정기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신변보호 제도가 제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경찰은 지난해 제도의 명칭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로 바꾸고 위험 등급을 3단계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어 경찰의 안전조치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경기도에서는 경찰의 안전조치를 받던 여성이 과거 교제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은 피의자와 같은 건물 내 다른 층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도 60대 남성이 동거하다 헤어진 40대 여성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두른 사건도 있었다. 40대 여성은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 워치를 갖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사용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경찰의 안전조치가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밀착감시가 미흡한 탓에 강력범죄 등 돌발상황을 대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호대상의 위치확인과 긴급신고를 위해 지급하는 스마트 워치 또한 실내에선 가해자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불가능해 피해자 보호에 공백마저 발생하고 있다.

이로인해 스마트 워치 착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광주지역 5개 경찰서가 보유한 스마트 워치는 총 112대로 이중 절반 가량만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경찰의 안전조치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이 아닌, 가해자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방향성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금처럼 피해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으로는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탓에 가해자가 피해자 주변에 접근할 경우 경찰에 통보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김정규 교수는 “현재 제도적으로 사건 발생 전에는 경찰이 가해자에게 강제력을 행사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피해자가 위기상황에 직접 신고하기보다는 가해자의 위치를 추적해 접근을 금지시키거나 경보를 울리는 등 가해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스토킹범죄 처벌법이 제정되면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요청하는 시민들이 늘어났다”면서 “올해 안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워치가 보급될 예정이며 앞으로 범죄 피해가 우려되는 이들을 완벽히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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