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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특별법 통과 1주년을 맞이하며

박종필 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장

2022년 06월 28일(화) 18:13
지난해 6월 29일, 여순사건특별법이 국회의 문을 두드린지 20여 년 만에 국회를 통과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그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본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은 축하와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순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여순사건 명예회복위원회와 전라남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또한 위원회 지원을 위한 여순사건지원단을 구성하고 진상규명과 희생자·유족에 대한 신고접수를 2022년 1월 21일부터 2023년 1월 20일까지 받고 있다.

6월 말 현재 2,100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신고접수를 받았고, 진실화해위원회와 협의한 결과 지난 6월 14일 여순사건과 관련하여 신고된 693건을 이관받았다.



신고 접수율 높히기 총력



전남도에서는 여수·순천 10·19사건에 대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순사건에 대해 모르는 일반국민들이 많다.

그래서 여순사건에 대한 전 국민 인지도 제고 및 신고접수 홍보를 위해서 TV방송,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신고접수를 독려하였다.

특히, 지난 4~5월 전라남도와 시군에서는 고령이거나 신체가 불편하신 희생자·유족 및 홍보가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신고접수 캠페인’도 실시하였다.

마을회관, 노인정 등을 일일이 찾아가서 홍보하고 현장에서 신고접수를 받다보니,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희생자·유족 신고·접수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찾아가는 현장 신고·접수가 도움이 되었다는 고마움도 전달받았다. 그러한 결과, 186건의 희생자·유족을 발굴하였고 895명에게 홍보도 할 수 있었다.

여수 거문도에서 ‘찾아가는 신고접수 캠페인’을 하던 중, 희생자의 딸이라는 유족께서 신고접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말씀도 못 하시고 눈물만 뚝뚝 흘리시는 모습을 보며 유족분들의 피맺힌 한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업무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현장에서 신고·접수를 홍보하고 희생자·유족 신청서를 접수받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여순사건이 발생한 지 74년이 지나 사건 대상자들이 대부분 사망하였거나 고령인 점과, 아직도 많은 희생자·유족들이 국가보안법, 연좌제, 국민보도연맹 등으로 인해 국가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에 대한 트라우마로 신고·접수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던 그 기억을 차마 다시 꺼내고 싶지 않고 74년이 지나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무력감과 불신이 희생자·유족들의 마음속에 내재화된 것을 느꼈다.

그래서 희생자·유족들의 신고·접수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가기도 하고 발굴하기도 하여 신고·접수율을 높이려고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신고접수율 제고를 위해 현지실정을 잘 아는 2,875명의 이·통장들을 대상으로 여순사건 교육과 신고·접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또한 유족회와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분들의 증언을 확보해 직접 연락을 취하기도 하고, 유족증언 녹화사업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연고자 찾기 운동도 적극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적극적인 관심·격려 필요



전남도에서는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신고접수뿐만 아니라 여순사건 관련 역사유적 발굴 및 정비, 민·관 교육문화 지원사업, 유족증언 녹취사업 등의 위령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별법 국회 통과 1년을 맞이한 지금 여순사건 명예회복위원회, 지자체, 유족협의회, 시민단체 등도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어 각자 입장에서 활발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1년 동안은 또 어떤 일들을 추진해 나가야 할까.

여순사건 특별법은 제주4·3사건에 비해 20년 이상 뒤처졌고, 이제 희생자는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1세대 유족들도 80세를 넘긴 분들이 많다.

더 늦기 전에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국가의 사과와 보상은 물론 상처를 어루만져줄 제대로 된 기념공간도 조성되어야 한다.

전남도에서는 지역 국회의원, 유족협의회, 시민단체 등과 힘을 모아 여순사건이 발생한 10월 19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위령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희생자·유족 관리시스템 구축, 국가의 사과와 배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 개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늦었지만 이제는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한많은 상처와 아픔을 전 국민들이 보듬어 주고, 화합과 상생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신고·접수기간이 앞으로 7개월 남아 있다.

한건 한건의 신고접수가 여순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으므로, 희생자·유족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신고·접수할 수 있도록 주변의 적극적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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