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 박사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건 현장의 힘”

■전남매일 제4기 CEO아카데미 7강
오지에서 시작된 구호 활동
48시간 내 재난현장 달려가
난민에 생명구조·보호 지원

2022년 06월 14일(화) 18:47
13일 오후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2층 아젤리아홀에서 열린 제4기 전남매일 CEO경제아카데미 강사로 초청된 한비야 국제구호전문가가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생훈 기자
“오지를 다니고 재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안타까운 장면도 많이 보게 되고 지치기도 하지만 ‘현장의 힘’이 저를 앞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만듭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면 전장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백 명이던, 천 명이던 살릴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국제구호전문가이자 이화여대 겸임교수 한비야 박사는 지난 13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전남매일 제4기 CEO 경제아카데미 7강에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 박사는 본인을 ‘바람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한 박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세계지도’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집안 곳곳에 세계지도를 붙여놓았고 식탁보 등 생활용품도 세계지도가 그려진 물건을 사용해 눈에 익히도록 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세계지도를 계속 보다 보니 세계가 넓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세계가 나의 무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당시 사람들에게 낯선 개념이었던 세계일주를 10살 때부터 꿈꿨다”고 회상했다. 그는 33살이었던 1993년 세계 여행을 시작해 6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행을 다녔다. 이전에는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며 평범했던 그의 인생을 세계일주가 바꿔놓았다.

한 박사의 세계 여행에는 특별한 세 가지 원칙이 있다. 그는 혼자서, 오지로만, 육로를 통해서 다닌다는 원칙을 가지고 여행을 이어갔다. 그는 “6년간 오지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며 “우리가 생각했을 때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사소한 이유로 수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이들을 죽게 하는 4대 질병이 말라리아병, 설사, 홍역, 기관지염이다. 단돈 1달러면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인데 안타까운 생명들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다”며 “내가 가진 재능과 기술을 이들을 살리기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6년간의 여정을 글로 담아내며 1996년 도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출간했고 이후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과 인연이 닿아 2001년부터 국제구호팀 팀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20여 년간 수많은 생명을 구호하며 달려올 수 있도록 만든 동력은 국제구호전문가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었다.

한 박사는 국제구호전문가를 재난민의 목숨을 구하고 고통을 경감시키며, 재난 중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48시간 대기조다. 병원으로 치면 응급실이다”며 “48시간 내에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 재난민에게 생명구조분야와 보호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교수, 박사, 작가 등 수많은 직함으로 불리지만, 나를 ‘Humanitarian Assistance Practitioner’로 소개할 때 가슴이 뜨겁게 뛴다”며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맞아떨어졌을 때, 견디고 버틸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을 할 때마다 ‘도와달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게 된다. 성격상 나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면 절대 이렇게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모습을 수없이 목격해왔기 때문에 초월적인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여러분도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내 피를 끓게 하는지’ 자신에게 끝없이 물어보고 찾아내 그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비야 박사는 2001년부터 20여 년간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4년에는 UN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2012년부터 2021년까지는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을 도맡았다. 2016년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시작으로 꾸준히 저서를 출간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