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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42주기 추모 열기 고조

■ 국립 5·18 민주묘지 가보니
기념식 앞두고 전국서 참배 행렬
유족·시민단체 오월영령 넋 기려
이달들어 15일간 9만 1천명 방문
“진상규명·책임자처벌 이뤄지길”

2022년 05월 15일(일) 18:57
14일 오후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42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오월 정신을 되새기며 완전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김생훈 기자
“1980년 5월, 군부독재에 맞서 싸운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오월 영령들의 거룩한 여정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을 사흘 앞둔 15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신묘역)에는 5·18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정치인·시민사회단체 등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방문한 시민들은 ‘민주의 문’에 마련된 방명록에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좋은 세상 계속되길 바란다’ 등의 추모의 글을 적고 꽃송이를 손에 들고 묘비로 향했다.

특히 이날은 휴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온 가족 단위의 추모객들이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 온 이순영 씨(69)는 풀이 무성히 자란 한 민주열사의 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묵념한 뒤 꽃바구니를 묘비 앞에 내려 놓았다.

이씨는 “TV 등 언론에서 5·18을 접했을 때 정말 가슴 아팠고 한 번쯤은 찾아오려 했지만 직장생활 등으로 방문하기 어려워 이제야 오게 됐다”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위대한 분들에게 꽃 한 송이라도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정영숙 씨(50)도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민주주의의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며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광주로 발걸음을 향했고, 이제 우리가 그 뜻을 이어받아 오월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42주년 기념식 당일 혼잡함을 피해 미리 묘지에 참배 온 열사의 가족과 후손들도 있었다.1980년 5월 22일 시민군에 결합해 순찰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정민구 열사의 누나는 이날 자녀와 손자의 손을 잡고 동생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당시 광주의 모든 병원을 뒤졌는데 결국 전남대병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면서 “그 후로 42년째 해마다 5월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묻힌 동생을 만나러 온다”고 말했다.

민족민주열사 유영봉안소와 5·18 구묘역에서도 오월 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과 단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역의 한 대학 동아리는 유영봉안소에 들른 뒤 5월 당시 가장 먼저 전 세계에 5·18의 실체를 알린 고 힌츠페터 기자의 추모공간 앞에 모여 있었다.

조선대 1학년 민 모씨(19)는 “경기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땐 관심이 없다 광주로 대학을 온 뒤 5·18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영화 ‘택시운전사’도 최근에 봤다”며 “최근 ‘김 군’의 정체도 밝혀졌고 앞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추진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사)광주·전남6월항쟁도 이날 5·18 구묘역에 방문해 고 신장호 열사 등 6월 민주항쟁을 위해 힘쓴 열사들을 참배한 후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박흥산 광주·전남6월항쟁 상임이사는 “5월의 투쟁으로 6월 민주항쟁과 오늘날이 만들어진 만큼 둘은 밀접한 관계다”면서 “열사들의 민주주의 정신을 후손들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5·18민주묘지에 따르면 이날 5·18민주묘지에는 2만 8,560명의 참배객이 다녀갔다. 지난해 5월 16일 일요일(7,476명)과 비교해 약 3.8배 늘었다. 이달들어 15일간 9만 1,580명이 방문했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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