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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가볼만한 곳 이색카페 양와당

20대부터 90대까지 남녀노소 즐기는 수제 양갱
‘할메니얼’ 취향 저격‥SNS 소문만으로 전국구 맛집
정직·신뢰·친절·맛·인테리어 다섯 마리 토끼 다 잡은 비결

2022년 02월 24일(목) 15:04
쌍화탕과 대추차
순천 가볼만한 곳 이색카페 양와당

20대부터 90대까지 남녀노소 즐기는 수제 양갱
‘할메니얼’ 취향 저격‥SNS 소문만으로 전국구 맛집
정직·신뢰·친절·맛·인테리어 다섯 마리 토끼 다 잡은 비결

할메니얼.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다. 자극적이거나 이색적인 맛을 찾아 헤매던 젊은 층들이 팥이나 흑임자, 쑥 등 전통의 맛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일명 ‘할매 입맛’이 또 다른 트렌드가 되어 다양한 음식들이 주목받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제 양갱으로 전연령층을 사로잡은 순천의 양와당을 찾아 성공 비결을 들어본다.

글 민슬기 기자 사진 김생훈 기자

◇ 양갱 만드는 기와집 ‘양와당’

골목 어귀 짙은 쌍화탕 냄새가 그윽하다. 안을 일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널찍한 유리로 인테리어를 해두었다. 들어가지 않고서야 배길 수 없는 향과 멋이다. 회색빛 건물 틈 불쑥 튀어나와있는 빛바랜 주홍빛 기와 모양 천장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양한 연령대가 한데 모여있다. 창가 쪽에 앉아 곰탕 고우듯 정성껏 끓여내 진한 대추차를 마시는 이는 20대의 앳된 여대생이다. 케이크가 아닌 양갱을 잘라먹으며 커피를 마시는 2030세대 손님들도 눈에 띈다. ‘할메니얼’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은 모양이었다. 젊은 세대 위주로 북적대는 카페와 달리 양와당은 90대 어르신까지 물어 물어 찾아올 정도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양갱이 주 메뉴인만큼 매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진열돼 있다. 정성스레 포장된 수제 양갱은 이제 스승의 날, 어버이날 등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양와당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선물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과 재미를 안겨주는 곳이다.

◇ 단맛 적어 커피와 잘 어울리는 수제 양갱

시그니처 메뉴 수제양갱과 양와빙수
수제 양갱인지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올 수가 없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한번 양갱을 맛본 이들은 품절될새라 서너 개씩 사가곤 한다. 대량 주문은 예삿일이다. 양와당의 수제 양갱은 시중 판매되는 양갱보다 단맛이 적고 팥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맛이 풍부해 훨씬 입맛을 당긴다. 쌉싸름한 아메리카노와 궁합이 잘 맞고, 달달한 라테와는 금상첨화다. 과하게 달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어 입맛에 따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블루베리, 유자, 호두, 대추 등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 메뉴다. 가장 기본인 팥양갱부터 호불호 적은 고구마, 단호박 등의 메뉴는 꾸준한 스테디셀러다. 상큼함이 돋보이는 유자 양갱, 향긋한 베리향이 가득한 블루베리 양갱, 고구마를 통째로 씹는듯한 고구마 양갱은 입맛에 맞춰 골라먹을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양와당은 개업 2년 차에 광양, 여수, 인천에 지점을 내어 양갱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있다.

◇ 국산 팥 이용해 맛·건강 모두 잡은 ‘양와빙수’

양와빙수
수제 양갱이 간판이라면 양와빙수는 감초 중의 감초다. 한겨울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형형색색 스프링클이 뿌려졌거나 동글동글하게 멜론을 파내 보기 좋게 얹은 것도 아니다. 입자 고운 얼음가루와 그 위에 덩그러니 앉혀진 팥, 그리고 앙증맞게 고명으로 올려진 인절미가 전부인 기본 중의 기본인 단순한 모양이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만큼 재료 고유의 맛도 살아있어 양와당의 터주대감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석(40)대표는 “카페 시그니처 메뉴는 양와빙수”라며 ”국산 팥으로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계절 내내 팥빙수가 인기 있을 수 있는 요인은 질 좋은 팥에 있다. 이 대표의 장인어른이 터미널에서 찐빵과 만둣집을 할 때 팥앙금이 유독 인기 있었던 것을 고안, 제조법과 거래처를 고스란히 얻어와 양와당만의 매력으로 재해석시켰다. 때문에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팥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시그니처 메뉴인 양와빙수 외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로 ‘백향과망고스무디’와 ‘소보로라떼’를 꼽았다. ‘팥라테’도 빠뜨릴 수 없다.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로는 ‘구운찰떡’을 말했다.

◇ 성업의 조건 ‘협업’

양와빙수
팥과 양갱이 트렌디하지 않은 시대에 성업하게 된 조건은 무엇일까. 박 대표만을 믿고 양갱 사업에 뛰어든 이 대표는 모든 공을 박병철(40)공동대표‧창업자에게 넘겼다. 15년 지기 친구인 그와 요식업뿐 아니라 크고 작은 사업을 함께하며 시행착오를 거친 뒤 지금 ‘양와당’의 형태에 이른 것이다. 이 대표가 본점을 맡아 사업을 확장하고, 박 대표가 공장에서 양갱을 제조해 납품을 하는 식이다. 박 대표는 “디저트 카페는 많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디저트는 없다”며 양갱으로 카페를 차리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직접 식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만큼 내 아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깨끗하고 정직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번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양갱을 대표 메뉴로 한 카페들이 해외배송을 시작하며 방부제를 첨가하기 시작하는데, 양와당은 절대 첨가제를 넣지 않겠다는 근성을 보였다. 정직하고 건강한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다시, 이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실제 이 대표는 카페 내부를 직접 디자인하고, 신메뉴 개발에 먼저 나설 정도로 큰 애정을 보였다. 손님의 자리까지 음료를 갖다 주는 것 역시 이 대표의 생각이다. 손님과도 직접 교류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반 카페처럼 음료가 제조되면 호출벨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자리까지 가져다주며 선호도와 세대를 파악한다.
또, 양갱이 수제다보니 일주일 이내 먹어야 하는데 선물 받은 분이 보관방법을 인지하지 못해 음식이 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직접 사태를 파악한 후 교환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가 만든 양갱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짧은 사이 상했다면 얼마나 건강한 재료로 만들었는지 반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망백의 어르신이 이곳에 꼭 오고 싶으시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오셨다. 거동조차 힘드신 분이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어르신들을 위한 디저트카페가 없었는데 양와당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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