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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45> 겨울바람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 쇼팽의 연습곡
바람 연상 빠른 아르페지오·다양한 셈여림 특징
마지막 절기 끝에서 한 번쯤 생각나는 작품

2022년 01월 20일(목) 18:47
쇼팽
대한(大寒)은 양력 1월 20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12월 중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의 절기이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날이면 따뜻한 난로나 붕어빵, 커피, 심지어 핫팩과 같이 온기를 가진 무엇인가를 찾게 된다.



쇼팽 연습곡 작품25-11 중 도입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였던 쇼팽

쇼팽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로 낭만주의 시대 ‘피아노 음악’의 꽃을 피운 음악가이다. 평생에 걸쳐 피아노를 중심으로 작곡 활동을 했고, 피아노 연주와 교육을 위해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해 3곡의 피아노 소나타, 4곡의 발라드, 즉흥곡, 스케르초, 20여곡의 녹턴과 50곡이 넘는 마주르카 등 수 많은 피아노곡들을 남겼다.

그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으며 교육자로도 활약했다. 그가 평생 존경했던 바흐와 모차르트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쇼팽의 음악에서는 대위법적인 기법과 벨칸토 선율이 그의 음악에서 중요한 요소로 구분되어 진다. 특별히 바흐의 평균율에서 영향을 받아 24개의 장단조로 구성된 전주곡을 비롯해 교육 목적의 24개의 연습곡을 작곡해 오늘날까지도 피아노 전공자들을 위한 교본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폴란드의 겨울길
◇쇼팽 연습곡의 특징

흔히 피아노 교재(敎材)하면 바이엘, 체르니, 하논과 같이 ‘피아노는 어렵고, 악기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교재’가 떠오를 수 있다. 물론 쇼팽 연습곡은 앞서 언급한 교재보다도 훨씬 어렵고, 피아노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연주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빠른 패시지의 연습, 반음계, 스타카토, 레가토, 아르페지오, 3도, 6도, 옥타브를 위한 연습뿐만 아니라 서정적인 선율을 노래하는 기법과 피아노의 울림까지 고려한 기술적이면서 음악적인 연습을 빼고 완성할 수 없는 예술적인 연습곡을 만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보통 바이엘이나 체르니의 경우 일련의 번호대로 연습곡을 배우지만 쇼팽의 연습곡은 피아노를 기술적인 연마를 위해 습득하는 교본이 아니므로 번호의 연속성과는 무관하게 학생의 결핍과 필요에 따라서 배울 수 있다. 또한, 각 곡은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순서대로 나열하면 12개가 하나의 세트로 묶여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작품 10의 1번이 다장조인데 2번이 가단조, 3번은 마장조인데 4번은 올림 다장조와 같이 두 개가 나란한 조성을 하고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조성적 연결은 각 번호의 끝 음이 다음 번호의 시작 음과 자연스럽게 연결을 만들어 12개가 마치 하나처럼 유기적 연결을 유지하며 구성력을 돋보이게 한다.

쇼팽의 피아노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그가 남긴 작품들만 봐도 알 수 있다. 24개의 연습곡 중 ‘이별의 곡’, ‘흑건’, ‘혁명’, ‘나비’, ‘겨울바람’, ‘대양’ 등과 같이 특별히 제목을 갖고 있는 연습곡이 있다. 그만큼 다른 연습곡에 비교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폴란드의 겨울길
쇼팽의 ‘겨울바람’은 대한의 큰 추위를 불러일으킬 만큼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 두 마디의 간결한 서주는 곡 전체를 지배하는 동기로 발전하며 오른손의 반음계가 사용된 빠른 아르페지오는 강렬한 선율로 휘몰아치는 바람을 연상시킨다. 물론 피아노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기교적인 부담은 대한의 추위만큼이나 많은 어려움을 일으킨다. 단음으로 심플하게 선율을 노래하다가, 같은 가락을 화음으로 반복 후, 오른손의 패시지가 회오리바람을 연상케 하고, 왼손은 앞의 주제를 반복하며 강렬하게 재현한다.

바르샤바 쇼팽 공원의 쇼팽 기념상/위키미디어
쇼팽 연습곡 작품25-11번, a단조 ‘겨울바람’은 쇼팽의 연습곡은 기술적으로 어려워 악명높기도 하지만 연습곡의 부제가 가진 연습곡답게 음악적으로 다양한 셈여림으로 겨울바람을 표현하는 것이 연습곡의 다른 목적이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고, 겨울바람이 있어야 봄바람의 감사함과 절기의 흐름을 더 인식할 수 있지 싶다. 마지막 절기의 끝에서 겨울이 그리울 무렵 한 번쯤 생각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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