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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기상 간직한 숨겨진 보물섬

신안 암태도 <하>
일재강점기 소작인 항쟁, 기념탑으로 세상에 알려
자칫 묻힐 뻔했던 항일농민운동사 재조명 ‘활기’
단고리에 국민체육센터·경찰서·소방서 들어설 예정

2022년 01월 20일(목) 18:09
암태-승봉산에서 본 비금, 도초
암태-소작쟁의기념탑

◇의로운 농민의 혼 서린 곳

단고리 장고마을의 소작인 항쟁기념탑을 찾았다. 하늘 높이 치솟은 기념탑은 암태 사람들의 곧은 기상을 담았다.

일제강점기 암태도에서 벌어진 농민들의 항일운동은 전국적인 소작쟁의의 도화선이 됐다. 지도와 도초도, 자은도, 매화도, 하의도까지 불을 지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농민항쟁은 암태도를 세상에 널리 알렸다.

소작쟁의의 지도자로, 독립운동가인 서태석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일제의 불의에 항거한 농민운동은 1923년 8월부터 1년간 치열하게 전개됐다. 오랜 시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섬사람들의 항일농민운동사 재조명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고초를 겪었던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신안군은 항일농민운동 재조명과 기념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사)신안군 농민운동기념사업회를 출범시켰다.

기념사업회는 일제강점기 당시 농민운동 참여자 325명과 법원의 판결기록 등을 분석해 수감된 123명 중 26명의 후손을 찾아냈다.

독립유공자 서훈을 서둘러 신청한 결과 지난해 8월15일 항일농민운동 수감자 11명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수감기록과 당시 신문보도 등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농민운동 참여 수감자 후손 발굴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서훈 신청과 농민운동 유적지 발굴·학술연구 사업, 유족회 결성, 항일정신 계승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행정 중심지 발돋움

암태면의 중심마을인 단고리에는 면사무소와 기능형 확대보건지소, 국민체육센터 등이 나란히 자리 잡았다.

여기에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와 신안경찰서, 신안소방서 등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명실상부한 행정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는 올 여름에 착공해 2024년 12월 준공이 목표다. 중부권 주민들의 체육과 문화, 복지 등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 아동, 청소년의 방과 후 서비스 향상을 꾀한다. 수영장과 청소년 문화의집, 보건지소, 작은 도서관, 작은 영화관으로 꾸며져 이용도를 높이고 지역 주민의 욕구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정부 예산안이 통과돼 부지선정과 현장설명회, 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달려 온 신안경찰서 청사 신축 공사도 순조롭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220억여원을 들여 내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신안경찰서 옆으로 군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책임 질 신안군소방서 건립 공사도 한창이다. 소방력 접근 한계에 놓여있는 섬 주민들의 화재와 구조·구급 등 재난 상황에 대처 할 것으로 보인다. 69억여원을 들여 건축과 전기, 통신, 소방 등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오는 4월 개청할 계획으로 현재 공정률은 30%대를 보이고 있다.


암태-소작쟁의기념탑

◇암석지방정원

수곡마을에 섬 정원 조성 특성화와 서남권 해양 관광의 거점 역할을 위한 ‘암석지방정원’이 첫 선을 보인다. 암석과 저수지 등 자연 그대로의 생태 자원을 활용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산림청이 시행한 지방정원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비 90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청신호가 켜졌다.

암태도는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봄이 빨리 찾아오는 곳이다.

암석지방정원은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기폭제 역할과 정원 문화, 관광 인프라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최초로 섬 지역에 조성되는 사업으로 지역민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특히 1004섬 신안군의 ‘바다 위 꽃 정원’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전국의 지방정원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안군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숨겨진 보물 같은 암태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노만사 대웅전우물
노만사 송악

◇노만사

섬마을 깊숙한 곳에 자리한 노만사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굽이진 비탈길을 돌고 돌아 오르니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른다.

가풀막진 자드락길 끝에서 만나는 고즈넉하고 아담한 사찰은 길품을 잊기 충분하다. 작지만 기품을 뿜어내는 대웅전과 자연의 신비가 빚어낸 송악의 조화가 오묘하다.대웅전은 일제강점기 말 석조로 지은 독특한 형태다.

뿌리가 바위를 휘감고 100년을 넘게 지탱한 소나무의 생김새에 새삼 놀란다.

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처마 밑 풍경이 낯선 이를 반긴다.

소원 성취석을 들어 올려보며 대웅전 뒤편을 기웃거리니 약수터 앞에 돌멩이를 얹어 놓은 천원짜리 한 장이 눈에 띈다.

높이 솟아 있는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고인 약수가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탓이다.

사찰이 지어진 이후 한 번도 마른일이 없다고 전해진다. 노만사(露萬寺)로 지어진 이유기도 하다.

노만사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 눈앞에 추포도로 향하는 다리가 시원스레 뻗었다.

즐거운 추억을 곱씹으며 내려다보이는 해발 120m 아래로 펼쳐진 마을 풍경이 아름답다.

추포 옛노둣길
암태 추포대교
암태 추포해변
암태 추포해변에서 본 풍경

◇섬 속의 섬 ‘추포도’

지난해 개통한 추포대교는 갯벌 위에 놓인 징검다리 노둣길을 지웠다. 총 2.5km에 이르는 이 징검다리는 오래 전부터 주민들의 바다길 길라잡이 역할을 도맡았다.

미끄럼을 막기 위해 수천 개가 넘는 돌멩이를 매년 뒤집어 주며 정성을 쏟았었다.

반듯이 놓인 다리를 따라 도착한 추포도는 작고 아담한 섬이다.

곳곳의 염전은 태양광 시설로 바뀌는 중이다. 추포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백사장이 드넓다. 마치 활 모양을 연상케 할 정도로 휘었고 주변의 울창한 해송이 모여 자그마한 숲을 이뤘다.

엷은 해무에 가려진 멀리 보이는 섬, 비금도가 희미하다.

◇추포대교 개통

암태와 작은 섬 추포도를 잇는 국도 2호선 추포대교가 길을 열었다.

지난 2016년 4월 첫삽을 떠 지난해 3월까지 총사업비 354억원을 투입해 연장 1.82km 해상 교량 사업을 마무리했다.

추포대교는 300여년전 암태도에 딸린 작은 섬, 추포도 주민들의 육지를 향한 염원과 숙원을 담은 노둣길에서 시작됐다.

추포대교 개통으로 그동안 만조 때 통행이 어려웠던 추포도-암태도 구간을 언제든지 건널 수 있게 돼 도서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농수산물의 적기 운송은 기본이고 관광객들의 잇단 방문으로 소득은 덤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신안군의 연륙·연도교 사업은 총 22개의 건설 목표 중 13개 지구를 완료했다. 앞으로 9개 지구 중 압해읍~해남 화원, 자라도~장산면 연도교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추포~비금, 증도~자은간 연도교 사업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

◇추포도 SOC 사업 활기

추포도와 비금도를 잇는 연도교 건설 사업 조기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말 암태~비금 연도교 건설사업이 국토교통부가 5년간 신규 추진할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2021∼2025)에 최종 확정됐다.

‘추포~비금 연도교 건설’은 10.41km(교량5.52km 포함)로 총사업비 3,827억원이 투입된다.

압해대교를 건너 천사대교를 넘어 추포대교를 통해 비금·도초권역의 육로 연결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흑산·홍도권역의 해상거리도 크게 단축해 관광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추포항에는 접안시설 현대화와 안전 인프라 설치,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된다.

지난 2020년 어촌뉴딜 300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 불편 해소 등 어촌·어항의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기 쉽고, 찾고 싶고, 활력 넘치는 ‘혁신어촌’ 구현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신안=이주열 기자

추포 옛노둣길
암태 추포대교
암태 추포해변
암태 추포해변에서 본 풍경
노만사 대웅전우물
노만사 송악
암태-소작쟁의기념탑
암태-소작쟁의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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