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민주화 어머니’ 배은심 여사…아들 이한열 곁으로

광주 시민사회·정치권 추모 물결 이어져
유가족 이끌며 민주화운동 한평생 바쳐
“민주열사 국가유공자 지정, 뜻 계승할 것”

2022년 01월 09일(일) 19:47
1987년 6월민중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별세, 빈소가 마련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김태규 기자
[전남매일=최환준 기자] 6월 민중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향년 82세로 별세하면서 광주 시민사회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추모성명을 내고 “잔인한 국가폭력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남은 삶을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다 바쳤다”며 “편안한 집보다 비바람 몰아치는 거리에 나서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고 기억했다.

이어 “전국 곳곳의 민주화운동, 인권 투쟁 현장을 찾아다니며 불의 앞에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고 고통받는 약자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으셨던 시대의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인권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배 여사와 긴밀한 관계였던 김순 광주·전남 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이렇게 어머니를 보낼 수 없다. 보내고 싶지 않다”고 황망해했다.

전날에도 배 여사의 자택을 방문해 담소를 나눴던 김 위원장은 “귀에 들리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는 민주유공자법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말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셨다”며 “한 달에 3분의 1을 그 앞에서 서 계셨던 분”이라고 했다.

이어 “살아 계실 동안 민주유공자법이 제정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이제 정말로 어머니가 못다 이룬 뜻을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 여사와 자매처럼 지냈다는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도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찾아가기로 약속을 잡아놨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평생 한열이를 못 잊으시더니 결국 따라가셨나 보다”고 말했다.

또 “민주열사를 위해 생전에 너무 고생하고 애쓰신 분”이라며 “이제는 늘 못 잊어하던 아들 옆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배 여사님의 존재와 활동은 민주화운동 단체에 큰 힘이 됐다”며 “민주열사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는 것을 그렇게 바라셨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 진보연대도 “민주화를 위한 고인의 삶과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민주화의 열망, 약자를 향한 뜨거운 연대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아들과 함께 영면하시기를 빌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역시 “대한민국의 우리 모두는 어머니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이제 어머니의 뜻을 저희가 이어받아 꽃 피우겠다”고 다짐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배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아들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35년간 ‘이 땅에 다시는 아들처럼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의지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그는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유가협 회장을 맡아 전국의 민주화·인권투쟁 현장을 지켰다.

배 여사는 이러한 민주화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한편, 이한열기념사업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는 이날 고인을 위한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장례위원회 명칭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잠정 결정했다.

빈소는 광주 조선대학교 장례식장 1분향소와 서울 마포구 이한열 기념관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10일 오후 7시 광주와 서울 빈소에서 각각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다.

11일 발인을 마치면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노제를 진행한 뒤 이 열사가 안장돼 있는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최환준 기자
#2022010901000320500009741#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