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언택트 시대 고령층 음식 주문도 ‘버겁다’

■ 광주 북구 무인 점포시설 가보니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키오스크’ 이용 보편화
은행도 디지털 라운지 ‘전환’…사회 고립 현상 심화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 ‘디지털 포용성’ 확대 시급

2022년 01월 06일(목) 08:05

[전남매일=홍승현 기자] “이건 또 어떻게 사용하죠? 나 같은 늙은이들은 식당 이용은커녕 앞으로는 은행도 이용할 수 없겠네요.”

언택트 시대를 맞아 사람과 접촉 없이 주문이나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가 보편화 되면서 전자기기 사용에 미숙한 고령층들이 무인 점포 시설을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여건 차에 발생하는 정보격차인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계층 간 갈등과 단절 등이 심화되고 있어 디지털 활용 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역량교육과 함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두암동에 위치한 신한은행 무인형 점포(디지털 라운지). 이날 예·적금 상품 가입을 위해 이곳을 찾은 한 노인은 창구 직원이 있는 은행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하는 모습이었다.

은행 업무를 화상통화로 할 수 있다는 상주 직원의 설명을 듣고 상담실로 들어섰지만, 지문인식과 번호키 입력 등에 어려움을 겪어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이용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또다른 노인도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디지털 라운지를 찾았지만, 은행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직원이 있는 은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무인 은행 점포를 방문한 주민 윤모씨(68)는 “직원이 도와줘서 이번엔 잘 끝났지만, 다음번에도 잘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종업원이 없는 시설이 늘어날 텐데 교육을 받을 곳도 마땅히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간 두암동 인근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도 노인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게 어려워 보였다.

손주의 간식을 구매하러 온 김모씨(73)는 “상주하는 직원 없이 주문 결제 테이블에 QR코드 인식 태블릿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당황했다”며 “다행히 주변인의 도움으로 겨우 상품을 선택한 후 셀프 계산을 할 수 있었지만, 홀로 키오스크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벅차다”고 말했다.

10여분 뒤 가게를 찾은 한 노인도 계산에 어려움을 겪어 고른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았고, 무인 카페를 찾은 노인들 또한 키오스크 주문 결제에 당혹스러워했다.

이처럼 무인 판매시설인 ‘키오스크’가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정보 소외계층인 고령층에게는 또 다른 차별과 배제의 장벽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접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이용에 있어 편리성 보다는 일상생활의 커다란 장애물로 다가오면서 노인들의 삶이 더욱 고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고령층의 정보격차는 더 심화될 수 있어 정보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 포용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디지털 기기의 역기능에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정보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청년 세대의 주도하에 디지털 기기의 올바른 사용법 등의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