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색으로 말하는 유일한 섬

■신안군 반월·박지도(퍼플섬)
6만 9천㎡ 단지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 성료
‘I PURPLE YOU’ 방탄 뷔 신조어 세계적 인기
마을의 벽·수저·찻잔 등 구경 재미 쏠쏠

2021년 10월 21일(목) 21:41
퍼플교 전경
보랏빛 물결이 넘실대는 반월도와 박지도에서 열린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가 막을 내렸다.

아름다운 바다정원, 드넓은 갯벌과 50여만 송이의 보라색 꽃들이 한데 어우러진 퍼플섬의 환상적인 축제.

해상에 놓인 목교를 따라 이른 아스타 공원에는 라벤더와 라일락, 접시꽃, 버들마편초, 아스타(보라색 국화) 등 보라색 꽃의 향연이 절정을 이뤘다.

앞마당에, 마을 어귀에, 비탈진 산언덕에 보라색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반월당숲
▲퍼플 향기 속으로

아스타 국화의 꽃말은 추억·믿는 사랑으로 한여름인 8월에 피어 11월에 절정을 이룬다.

star(별)를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인 astron과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국화과의 다년초로 숙근아스터로 불리며 보랏빛의 두상화가 무리를 지어 핀다.

보랏빛별처럼 생긴 겹겹의 꽃과 뾰족한 잎 새가 특징이다.

신안군은 6만 9,608㎡에 꽃단지를 조성하고 10km에 걸쳐 꽃길을 놓았다.

5종류의 보라색 꽃 57만 4,500주가 흐드러지게 피어 환상적으로 빛났다.

박지선착장과 마을에는 아스타가, 반월도와 해안산책로에는 버들마편초가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진자주 국화는 아스타 정원 인근에, 박지선착장과 아스타 공원 길에는 오동나무와 맥문동이 잘 어우러졌다.

신안군은 코로나-19 방역과 관광객이 일시에 집중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기간을 당초 23일간으로 잡고 이달 말까지 안심 축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최근 갑작스러운 한파로 꽃이 일찍 지고 있어 지난 20일 축제를 마감했다.

신안군은 축제가 끝난 후 러시안 세이지 단지 조성에 나선다.

반월도 토촌마을과 당숲 근처 1만 5,421㎡에는 꽃창포단지를 조성할 계획도 세웠다.

아스타 축제 모습
▲보랏빛 섬 반월·박지도

보라색으로 이야기하는 국내 최초의 유일한 섬인 퍼플섬의 반월도와 박지도가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2021~2022년 한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에 뽑혔다.

국내를 넘어 CNN, 로이터통신 등 80여개 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유명 관광지로서 명성을 떨치는 중이다.

퍼플섬은 전국 어디 지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색깔’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을 거둔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5년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된 반월·박지도 주민들이 지역 특성을 살려 섬을 가꾸기 위해 지자체, 전문가 그룹과 손을 맞잡은 결과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 군락지와 꿀풀 등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보라색 섬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농업과 맨손어업에 의지했던 마을 주민들이 섬 전체를 사계절 울긋불긋 꽃이 피고 지는 ‘꽃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너나 나나 없이 팔을 걷어붙여 완성했다.

퍼플섬을 잇는 다리는 주민들이 이용하던 보행교를 튼튼하게 정비하고 매혹적인 보라색으로 색을 입혔다.

신안군은 이곳에 또 다른 획기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퍼플교 중간, 중간에 “ I PURPLE YOU, 이곳에서 말해줘, 추억의 자리, Shian 보라해” 등이 쓰인 벤치를 만들었다.

‘I PURPLE YOU’는 ‘I LOVE YOU’의 신조어로 방탄소년단(BTS)의 뷔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영미권 온라인 사전인 ‘어반 딕셔너리’에 등재됐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뷔는 I PURPLE YOU(보라해)를 일곱 빛깔 무지개의 마지막 색이 보라색인 만큼 상대방을 끝까지 믿고 함께 사랑하자는 의미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퍼플섬은 우리나라에서 색으로 말하는 유일한 섬이다”며 “천혜의 경관을 지닌 섬마다 특색을 살려 컬러마케팅을 극대화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제2, 제3의 퍼플섬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온통 보랏빛으로 단장한 이 섬을 연결하는 문 브릿지는 또 하나의 명품 다리다.

문 브릿지는 PE부잔교(313m), 콘크리트 부잔교(2기, 20m)와 소형어선 통행을 위한 해상교량 (63m)이 복합된 국내 유일한 해상보행교다.

총길이는 416m로 32억원이 투입됐다.

반월도와 박지도를 오가는 화물선과 낙지 어선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부잔교 구간에 개폐장치를 설치했다.

평상시에는 해상보행교로, 대형선박 통행 시에는 부잔교가 열려 선박 통행이 가능한 전천후 해상교량은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아스타 축제가 열린 박지도 마을.
▲다도해 펼쳐진 청정지역

보라색이 입혀진 해안 경관 산책로를 따라 동네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붕과 담, 벽, 버스와 공중전화를 비롯해 수저, 젓가락, 찻잔도 보랏빛을 띠었다.

주민들이 입고 있는 옷도, 마을식당도, 공중화장실도 온통 퍼플색이다.

이국적인 정취는 동화 속 풍경을 연상시킬 정도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충분하다.

퍼플섬에는 지난 주말에만 8,000여명이 다녀갔다.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는 박지도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이름도 생소한 개꼬리풀, 궁궁이, 국수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와 식물 등이 지천일 만큼 청정지역이다.

마을 앞 바다는 철 따라 각종 수산물이 넘쳐난다.

넓고 깊은 갯벌에서는 낙지와 칠게, 망둑어, 조개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관광객들이 보라색 우산을 쓰고 퍼플교 문브릿지를 건너고 있다.
▲‘당숲’이 아름다운 반월도

퍼플섬의 반월도는 600년전 처음 사람이 섬에 들어와 살았다.

마을 입구에 바닷바람을 막고 그늘목 목적으로 숲을 조성했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마을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며 보전해 왔다.

당숲에는 약 600여년 된 팽나무와 느릅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50여주가 빼곡하다.

신안지역에서 유일한 왕매미와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의 서식지다.

반월마을 당숲의 생태환경은 섬 문화 계승 차원에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혜의 산림자원과 아름다운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환경이 뛰어난 반월마을이다.

박지도 등산로 900년우물
▲900년 우물

퍼플섬의 또 다른 마을인 박지도는 당산을 50m 정도 오르면 오래된 우물(당샘)이 있다.

안좌면에서 대를 이어오며 사는 현지 주민들은 1,700년대에 김해 김씨 김성택이 안좌면 남강에서 박지도로 이주해 정착했다고 전한다.

김성택에 의해 전해오는 설화에는 김씨가 이주하기 오래전부터 마을 뒷산의 상당과 하당에서 매년 정월 보름날 마을의 풍년 농사, 안전기원, 질병 퇴치를 위해 상당(당할머니)에 제를 올렸다고 한다.

900여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 우물 근처 예전 당에는 제를 모시는 자리에 300~400년생 팽나무 5주와 토석제단이 역사를 지키고 있다.

아스타국화
▲‘중 노둣길’전설

반월·박지도 암자에는 비구니님과 비구 스님이 서로 연모하며 살고 있었는데, 두 섬을 오가는 방법은 녹록지 않았다.

쉽게 오가지 못하는 탓에 썰물 때마다 양쪽에서 돌을 놓으면서 그렇게 그리워했다.

수년을 놓은 돌이 마침내 이어지고 바닷물이 빠질 때 드디어 만나게 됐지만, 이마와 얼굴엔 세월을 비껴가지 못한 주름살만 가득했다.

시간을 잊어버린 만남도 잠시, 밀물이 되면서 바닷물에 휩쓸려 두 스님은 사라지고 썰물 이후 노둣길만 남았다.

주민들은 그 길을 ’중 노둣길‘이라고 부른다. 길이는 0.7㎞다.

지금도 박지도에는 남자당이 있고 반월도에는 여자당이 있다.

퍼플섬 주민들은 여전히 전설 속의 남녀 스님을 추모하는 중이다.
이주열 기자         이주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