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1번지’ 가볼만한 곳 신안 병풍도

신안군 증도면에 딸린 작은 섬 병풍도가 ‘바다 위의 꽃 정원’이 됐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일군 황무지가 광활한 꽃동산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해안의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였다 해서 붙여진 병풍도는 지금 맨드라미 꽃 천지다.
관람로를 따라 타박타박 걸으면 자연이 내어주는 쉼을 얻는다.
꽃밭 사이 사이에 세워진 천사상은 꽃길을 안내한다.
언제라도 가고 싶고, 가야 할 섬이다.

▲‘섬 맨드라미 랜선축제’

신안군 병풍도에서 10월 1일부터 열흘 동안 ‘섬 맨드라미 랜선축제’가 열린다.
12ha에 조성된 울긋불긋한 맨드라미 꽃 단지가 장관을 이뤘다.
병풍 1구와 2구, 3구에 걸쳐 16가지의 색상, 46품종 200만본이 테마별로 조성됐다.
어릴 적 동네 어귀, 야트막한 언덕에서 봤던 닭벼슬 모양, 촛불 모양, 여우꼬리 모양 같은 맨들라미 꽃 물결로 넘실거린다.

맨드라미축제는 홈페이지(www.맨드라미축제.kr)를 통해 개막 기념행사를 갖는다.
‘변치 않는 사랑의 꽃, 맨드라미’ 회화 작품 전시회와 랜선 신안군여행, 신안 특산물 라이브커머스 진행, 맨드라미 랜선 가요제, ‘빨간색드레스코드를 맞춰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참여자들에게는 이벤트 상품과 신안군 온라인 쇼핑몰인 ‘신안1004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한다.

맨드라미축제 추진위원회는 문자 조형물과 빨간 공중전화부스, 하트 조형물 포토존도 마련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축제 후 꽃을 채취, 활용한 기능성 음료 출시를 위해 음료회사와 제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6,500㎡ (5,000평)에서 생산된 맨드라미꽃 전량 매입 협의 후 시장 반응 좋을 경우 연차적으로 재배면적을 확대할 방침이다.
관람객 편의를 위한 시설도 눈에 띈다.
축제장 내에 쉼터 8개소와 벤치 10개를 설치하고 500여m 이르는 구간을 포장, 정비했다.
야자매트를 깔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가 하면 카페와 이동화장실을 설치하고 운영중이다.
맨드라미 동산에 세워진 놀래라 화장실은 지역의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실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맨드라미 꽃의 향연과 바다의 풍광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바로 옆 무인카페는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멍 때리기’에 최적의 장소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이색적인 화장실이 방문객들의 포토존으로 자리잡았다.
놀래라 화장실은 밖에서는 화장실 내부가 보이지 않고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는 통유리로 설치됐다.
화장실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맨드라미 센터, 병풍도 관리 사무소 문 열어

맨드라미센터와 병풍도 관리사무소 개소

신안군은 최근 ‘병풍도’에 맨드라미 센터와 병풍도 관리사무소 문을 열었다.
병풍도에 볼거리 가득한 문화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편리한 행정·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다.
맨드라미 센터는 지난해 농림부 새뜰마을 공모사업에 20억원이 선정됨에 따라 마을의 커뮤니티 증진과 외부 방문객을 위한 휴게 장소로 조성했다.
마을 안길 포장과 배수로 정비, 주차장 및 소공원, 가로등 정비, 무선방송시스템 도입 등 마을 기반시설도 확충했다.
폐교된 증도초 병풍도분교를 리모델링해 다목적 회의실, 전시공간 4실, 화장실 등을 갖췄다.
특히 병풍도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황무지를 일군 맨드라미꽃동산과 한국의 섬티아고라 불리는 12사도 예배당, 기적의 순례길 등으로 언택트 시대 최적의 힐링 장소로 손꼽힌다.
섬마을이 지닌 자연 그대로의 자원을 활용한 특화 개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성길 병풍도 관리사무소장은 “늘어나는 관광객과 방문객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행정적 지원과 1004섬 신안의 홍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병풍도와 기점, 소악도를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체감형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88년 3월 5일 설치됐던 병풍도 출장소는 올해 3월 신안군 행정기구 개편에 따라 병풍도 관리 사무소로 거듭났다.

▲맨드라미 꽃 섬, 병풍도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병풍도는 작고 소외받는 섬이었다.
주민들은 이웃 섬 선도가 수선화 축제를 열어 작은 섬의 기적을 이뤄낸 것을 보고 쇠락해 가는 마을을 되살리는데 뜻을 하나로 모았다.
신안군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 몫 했다.
300여명 남짓 모여 사는 작은 섬에는 논과 밭, 김, 새우 양식, 천일염 생산 외 변변한 관광자원 하나 없었다.
인근 기점, 소악도는 지난 2017년 전남도 ‘가고 싶은 섬’에 선정, 섬티아고로 불리며 12사도 조각상과 순례길로 북적여 한때 상실감도 컸으나 주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년 전 일부 주민들이 맨드라미 소금 시제품을 생산한 것을 계기로 차와 약용으로 쓰임새가 많고 품종도 다양해 화려한 맨드라미 꽃을 선택했다.
맨드라미는 개화 시기가 3~4개월 정도로 꽃이 피는 기간이 길고 품종에 따라 늦서리가 올 때까지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햇볕과 온도와 수분만 맞춰주면 절화용으로 하우스 재배도 가능하고 꽃이 활짝 핀 시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고려했다.
마을 주민들은 정성을 쏟아 동네 곳곳에 맨드라미를 심기 시작했다.
앞 동산에 황무지로 버려진 야산은 주민들도 발길조차 들여놓지 않는 버려진 땅이었다.
수풀과 잡목들만이 우거진 척박한 땅에 마을 주민들이 희망을 심기 시작했다.
맨드라미 꽃 동산을 만들어 병풍도를 널리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정성을 쏟았다.
겨울철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2만여 평방미터를 개간했다.
마을의 첫 관문인 보기선착장에서 맨드라미 꽃동산까지 4km구간에 맨드라미 꽃 정원을 조성했다.
무려 10km나 되는 거리, 12만m²에 피어난 맨드라미가 화려하기 그지없다.
원산지가 인도인 맨드라미는 열대아시아 원산의 1년생 초본으로 국내에서는 관상용으로 심어 기른다.
저온에 약하고 고온에 강한 비내한성 일년초로 생육 적온은 23~25℃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초여름부터 가을에 서리가 올 때까지 핀다.
파종시기와 보온 등에 따라 1년 내내 꽃을 피울 수도 있다.
씨앗은 니코틴산과 지방유가 들어있어 충혈된 눈과 백태가 발생하는 안과 질환에 사용되고 피를 토하는 증세와 장출혈 등 지혈제로 한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등 효과도 다양하다.
병풍도 맨드라미 공원에는 화서의 형태에 따라 화관이 닭벼슬모양인 크리스타타종과 깃털맨드라미로 불리며 꽃이삭이 원추형으로 창과 같은 형상을 띈 플루모사종이 피었다.
꽃이삭 전체가 깃털처럼 부드러우며 잘 분지돼 큰 포기로 되는 것이 많고 개화기가 긴 칠드시종과 야생 맨드라미 또는 실맨드라미라고도 하며 인도나 일본의 남부지방에 야생하는 스피카타종도 수려하다.
여름에 피어 늦서리까지 자태를 뽐내는 맨드라미 꽃 동산은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바람과, 공기, 하늘을 벗 삼아 자유롭게 흐드러진 맨드라미가 장관을 이루면서 섬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맨드라미 꽃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압해읍 송공항에서 배를 타거나 지도읍 송공항에서 병풍도로 향하는 슬로시티 2호를 이용해야한다.
병풍도 보기 선착장에는 2개의 천사상이 섬을 찾는 이들을 맞는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시골길 길섶에 맨드라미 꽃들이 줄지어 피었다.
맨드라미 섬답게 동네 곳곳, 집 마당, 짜투리땅에 맨드라미가 흐드러졌다.
반듯반듯한 염전에서 소금을 모으며 구슬땀을 흘리는 염부들 모습도 눈에 띈다.
최근 문을 연 맨드라미센터 뒤편으로 천사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망졸망 사이좋게 핀 맨드라미 그늘 아래 막 피어나려는 꽃들도 싱그럽다.
꽃 길 왼쪽으로 다닥다닥 붙어 기대며 사는 집들이 정겹다.
새뜰마을 사업으로 집집 마다 지붕이 주홍색으로 화려하게 변모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맨드라미 군락지가 경이롭다.
썰물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병풍도 앞 바다의 옹기종기 자리한 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은 섬에 외지인들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하더니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군락을 이룬 맨드라미 꽃밭은 하늘을 이고 바다를 보듬으며 바람 따라 햇살을 품고 환상적으로 빛났다.

▲섬티아고, 12사도 예배당

맨드라미 꽃 섬, 병풍도를 지나면 섬과 섬을 이어주는 돌다리를 마주한다.
아주 먼 옛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갯벌에 돌을 던져 만든 노둣길이다.
바닷물이 빠질 때만 볼 수 있는, 하늘이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마저도 하루에 몇 번 내어주지도 않는 길이다.
물때에 따라 야속하게도 길은 이내 사라졌다, 드러났다를 반복한다.
대기점도에서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까지 4개의 아주 작은 섬이 노두길로 이어져있다.
기점, 소악도로 불린다.
1km 마다 12사도의 이름을 딴, 작고 아름다운 ‘건축미술’ 작품이 곳곳에 들어섰다.
경외감 마저 드는 작은 예배당은 예수의 12제자 이름으로 지어졌지만 특정 종교인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작은 예배당은 누구나 자신만의 신앙의 장소로, 자기성찰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순례자의 섬으로 다시 태어난 기점, 소악도는 지난 2017년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됐다.
신비의 길을 걷다보면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연상케할 만큼 뭉클함이 치솟는다.
마치 산티아고 순례길을 천 분의 일로 축소해 놓은 것만 같다.
신안의 ‘섬티아고’로 불리며 12km에 이른다.
신안군 가고싶은 섬 T/F 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타이고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증도 주민 대부분인 90%가 개신교를 다니고 있는데서 착안했다.
섬이 지닌 독특한 매력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꾀하고 걷는 여행의 맛과 멋을 더하는 의미로 작은 예배당 건축미술을 확정하고 추진했다.


■ 인터뷰-박우량 신안군수

박우량 신안군수는 “병풍도 맨드라미공원은 하늘과 바다, 꽃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기적을 일군 섬이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추억과 감동을 주는 힐링의 정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군수는 “올해 섬 맨드라미 축제를 랜선으로 개최하지만 봄부터 정성스럽게 가꾼 형형색색의 맨드라미 꽃을 보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축제장에서 치유할 절호의 기회다”고 강조했다.
이어 “맨드라미 축제장 곳곳을 둘러 보는 재미와 기쁨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놀래라 화장실은 흑산도의 ‘세계에서 2번째로 전망 좋은 화장실’과 같이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박군수는 “교통이 불편한 섬 지역 주민들의 복지 서비스 증진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관리사무소를 확대·개편해 소외된 섬 지역민들의 불편 해소와 생활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놀래라화장실

박군수는 “신안군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100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발길 닿는 곳, 눈길이 머무는 곳이 천혜의 관광지다”며 “지금. 작은 섬 병풍도에는 각양 각색의 맨드라미 꽃의 향연이 한창이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심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혹은 친구와 작은 섬, 병풍도에 만개한 맨드라미의 자태와 향기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