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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에어컨 실외기 '펄펄' 화재 위험 상존

상가 골목 '더덕더덕' 절반 이상 규정 안지켜
관련 사고 8월 최다…지자체 시정조치 형식적

2021년 08월 03일(화) 18:43
무더운 여름날씨가 지속돤 3일 오후 광주시 북구 용봉동 상가밀집 지역에서 한 시민이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김생훈 기자
[전남매일=김민빈 기자] “한여름 실외기 열기 때문에 더 덥고 불쾌하네요.”

3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 쌍촌동 먹자골목. 이날 골목과 거리에 설치된 40여대의 실외기는 절반가량이 규정을 위반한 상태였다.

지면으로부터 2m 높이를 유지하지 않은 채 바닥에 바로 설치돼 있는가 하면, 배기장치에서 나오는 바람을 위로 향하게 하는 ‘덮개’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골목에 있는 실외기 주변에는 불씨가 남아있는 담배꽁초가 여럿 있었고, 바로 옆에는 폐유가 보관된 장소도 있어 자칫하면 큰 화재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커 보였다.

통행이 잦은 술집과 식당가 주변 또한 실외기가 내뿜는 뜨거운 바람에 길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한 시민은 실외기에서 나오는 후텁지근한 바람에 인상을 찌푸리며 멀찌감치 떨어져 걷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근처에 거주하는 김모씨(26·남)는 “안 그래도 더워서 불쾌한데 이 앞을 지나갈 때면 목도 아프고 더 더워진다”며 “관련 화재사고도 많은데 도심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설치된 실외기에 대한 제재는 왜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같은 날 북구 일곡동과 광산구 쌍암동 먹자골목 일대에서도 불법 설치된 실외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특히 상가가 밀집한 골목 뒤편에는 실외기가 층층이 겹쳐진 채 설치돼 있었고, 대부분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23조 3항’에 따르면 에어컨 실외기는 도로면으로부터 2m 이상의 높이에 설치해야 하며, 실외기에서 나오는 열기가 인근 건축물의 거주자나 보행자에게 직접 닿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의 경우 상당수가 설비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실정이다.

불편 신고 등 각종 민원이 행정기관에 매년 수차례 접수되고 있지만, 민원이 접수될 경우에만 마지못해 단속에 나가고 시정조치도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실외기를 규제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좁은 골목에 제멋대로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는 여름철에 특히 더 위험한 데다 장마철 빗물과 담배꽁초, 쓰레기 등에 열이 축적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전국의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는 총 706건으로 월별로는 8월이 38%(269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구 관계자는 “구청에서도 별도로 점검을 하는 게 없고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만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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