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 신대지구 A중학교에서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또래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같은 반 학생이 가담한 학교폭력임에도 학교 측은 폭행 조사 기간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공간에서 생활하도록 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피해자 가족과 A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12일 새벽 A중학교 3학년 B, C양 2명과 이 학교 졸업생 D양이 E양에게 SNS 메신저로 협박을 하고 집 밖으로 불러내 집단폭행 했다.

또한, 담배를 강제로 피우게 하는 등의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사건은 피해자 E양이 B양과 친구로 지내면서 B양이 담배, 술, 외박 등을 권유해 이를 거부하고 C양에게 곤란하다는 뜻을 내비치자 B양과 C양은 E양이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선배인 D양까지 불러 집단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B, C, D양은 피해자 E양이 연락을 피하자 SNS 메신저를 통해 새벽에 '나와라, 나오지 않으면 창문 깨고 집에 쳐들어간다, 내일 맞으면서 이야기할래' 등의 협박을 가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 E양은 새벽에 집을 나섰고 집 앞 놀이터에서 1시간 동안 집단구타를 당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핏줄이 터진 것을 보고 부기를 빼고 진정시켜야 한다며 상가 화장실에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시키는 등 악랄함과 치밀함도 보였다.

또 돈과 옷 등을 빌린 뒤 주지 않거나 휴대폰을 고의 훼손하는 등 금품갈취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낮 피해자 학부모는 핏줄이 터지고 멍든 딸의 얼굴을 보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사건 현장 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에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해 폭행 사실을 조사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 학생임에도 한 교실에서 생활하게 했다. 피해자 부모는 다른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측은 '접근 금지', '쳐다보기 금지' 등을 하고 있고 다른 곳으로 분리하는 규칙 등 설명서가 없어 한 공간에서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입장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 학부모는 "아이가 가해자와 한 공간 안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공포일 텐데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한 공간에서 두는게 말이 되느냐"며 "아이와 마주치지 못하게끔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도 매뉴얼 대로라는 답답한 말만 하고 있고 징계 처리는 2주 이내라고 규정이 돼 있어 빨리 처리를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이어 "아직까지 학폭위는 열리지도 않고 있고 허술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피해학생 보호조치와 가해학생 선도조치를 같이 해야 하기에 긴급조치로 접근금지를 시켜놓은 상태"라며 "출석 정지, 학급 이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중대한 일인데 그 정도의 사건까진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현재로선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순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집단 폭력 사건이 보고만 된 단계"라며 "학교장 자체 해결제도가 생겨 학교에서 먼저 조치를 취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해자측과 피해자측이 학폭대책위심의를 요청한다면 교육선도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